자민련 의원총회

입력 1999-09-28 15:32:00

자민련 박태준 총재가 합당론 대신 정치개혁 작업에 총대를 메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열린 자민련 의원총회를 계기로 박총재는 이같은 입장을 확실히 굳히려 했다. 당초 합당론 관련 당론 수렴을 위해 열린 의총을 중선거구제 도입 등 정치개혁 토론장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명확히 보인 것이다. 이날 의총에서는 박총재의 측근 의원들이 대거 나서 정치개혁 작업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전날 박총재는 김동주·차수명의원등을 여의도 한 음식점으로 불러 이같은 자신의 의지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총재는 27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이같은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합당이다 뭐다해서 연말까지 허송세월을 하고 나면 국민들로부터 뭘 했느냐는 비판을 받을 것이 뻔하다"며 합당론에 대해서는 다시한번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박총재는 "돈쓰는 정치를 없애고 지역당 색채를 없애기 위해서도 정치개혁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중선거구제 도입에는 강한 의욕을 보였다.

박총재가 이처럼 강력하게 정치개혁 의지를 드러낸 것은 일단 여권의 정계개편 구상과 맞물려 있는 것 같다. 자민련 일각과 국민회의가 추진중인 신당 등에서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합당 논의를 더이상 끌어 봐야 여권에 득될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정기국회가 개회중인 이때는 정치개혁에 힘을 쏟고 정계개편 등은 내년초에 신경을 써도 늦지않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21일 주례회동에서 김대중 대통령과도 모종의 교감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영남권에서 내년 총선을 무난하게 치르기 위해서는 중선거구제 도입밖에 길이 없다는 판단도 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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