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산한 가을바람이 부는 날 아내와 함께 마시는 커피는 향기롭다 못해 달콤하기까지 하다.
커피의 주성분인 카페인은 우리 인체에서 다양한 작용을 하게된다. 커피의 종류와 양, 농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커피 1잔에는 65㎎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홍차·코코아·초콜렛·약제 등에도 카페인이 함유돼 있다.
17세기 이후부터 기호식품으로 인간들의 사랑을 받고있는 커피는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커피를 마시면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숙면을 취할 수 없다는 것. 커피속의 카페인이 중추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카페인의 혈중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는 대개 4시간. 따라서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저녁식사후 잠들 때까지는 커피를 삼가야 한다.
커피는 건강한 사람에서는 중추신경을 자극, 기분전환과 함께 작업능률을 올려주지만 피로가 쌓인 경우 피로를 더욱 가중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위산과다가 있거나 속쓰림 등 위궤양 증상이 있는 사람도 되도록이면 커피를 마시지 말아야 한다. 커피가 위벽을 자극, 위산분비를 촉진하고 위장과 식도를 연결하는 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들어 위산이 식도로 역류, 속쓰림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6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에게서 위궤양 발병률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레귤러(regular)커피나 저카페인(decaffeinated)커피도 마찬가지.
또 커피는 장의 연동작용을 촉진하므로 급만성장염이나 복통을 동반한 과민성 대장질환이 있는 경우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커피와 심장병 또는 동맥경화와의 관계는 지금까지 연구결과에서 드러나진 않았지만 하루 5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면 심근경색 발병률이 2, 3배 증가하게 된다.
심장이 예민한 사람에서는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을 유발하며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수도 있다. 대개 카페인 250㎎은 호흡수를 늘림과 함께 1시간내에 수축기 혈압을 10㎜Hg 상승시키고, 2시간내에 심박수를 증가시킨다. 또 600㎎정도를 마시면 기관지가 확장된다.
이밖에 커피는 콩팥에 작용, 소변량을 늘려 탈수현상을 초래하고 목소리를 잠기게 하는가 하면 불안·흥분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나 커피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많다.
하루 120~200㎎(커피 1~2잔)정도 섭취한 카페인은 대뇌피질 전반에 작용, 사고력을 높이고 의식을 맑게해 지적(知的)인 작업을 활발히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또 커피는 대사를 항진시켜 체중감량을 도와주기도 한다.
커피가 우울증과 자살률을 떨어뜨리며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는 외국의 연구 보고도 있다.
이밖에 하루에 커피 4잔이상을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는 사람에 비해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24%가량 낮았으며 매일 커피 3잔이상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에 걸릴 확률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외국의 연구결과도 주목할만 하다.결론적으로 커피는 말 그대로 기호식품일 뿐이다. 건강과 관련지어 지나친 걱정이나 기대를 하는 것은 금물. 적당히 마시면 두통을 가라앉혀 주는 반면 지나치게 많은 양을 마시면 없었던 두통도 생기게 된다.
중요한 것은 사람마다 유전적으로 카페인 분해효소의 능력에 차이가 있으므로 스스로 경험을 통해 적당량을 조절해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튼 커피 소비량이 많은 국가일 수록 평균 수명이 높은 것은 건강에 도움을 주는 간접적인 증거가 아닐까 싶다.
(도움말: 영남대의료원 가정의학과 이근미 교수)
黃載盛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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