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비주류 껴안기

입력 1999-09-27 00:00:00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추석연휴기간 비주류 껴안기에 나서는 등 당 운영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총재는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비주류 측과의 갈등에 대해 "우리 당처럼 큰 당에는 항상 이견이 있게 마련"이라며 "앞으로 누구와도 만나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산 재건 추진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던 김명윤·강삼재·박종웅의원 등 이른바 '민산 3인방' 등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 측과의 관계 개선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별다른 변화가 없다"며 분명한 언급을 회피했다. 김전대통령과의 조기 전격 회동 가능성도 희박하다. 이총재의 이같은 자세는 민산 갈등이 자신의 뜻대로 수습되고 있는 마당에 자신이 나서서 김전대통령과 만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정감사 등을 앞두고 비주류 측이 도와주지 않더라도 당분간 대여 전선에는 자신있다는 태도다.

이총재는 추석날인 24일 민주산악회 재출범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던 김명윤 민산회장과 이기택 전총재권한대행, 이중재 고문 등과 골프회동을 가졌다. 이총재는 이들과의 골프회동을 통해 당내 화합과 당 운영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총재는 이어 김윤환·이한동 전부총재와 조순 명예총재 등 다른 비주류 중진들과의 회동도 추진하고 있다.

이총재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주류 중진들은 당 운영에 아예 참여하지 않거나 당 공식기구를 통해 불만을 표시하는 등 이총재의 당 운영을 비판하고 있다. 김덕룡 부총재가 주도하고 있는 '뉴밀레니엄위원회'는 개헌론을 주장하는 등 당 내 당 모습을 갖춰가고 있고 이전부총재도 이총재 비판에 나서기 시작했다.

김전부총재는 여전히 뒷전에 비켜서 있고 조전총재도 이총재 비판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한나라당의 갈등은 공천권 국면이 다가오면 수면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