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다고? 심심한데 너희집에 가서 비디오나 볼까" "오빠! 우리집은 금남(禁男)의 집이야. 절대 오면 안돼"
20대남녀가 주고 받는 평범한 정담(情談)이 누군가에 의해 도청당하고 있다면 통화의 주인공은 물론 일반 국민들도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이다. 본사기획취재팀이 대구시내 도청실태조사에서 실제 확인한 내용이다. 그야말로 이젠 전화조차 맘대로 못하는 세상이 된게 확실해졌다. 더욱 놀라운건 5시간동안 도청방지전문업체의 도움으로 대구시내 대로변에서 찾아낸 도청기가 무려 10여대나 됐다는 사실이다. 국민들의 사생활인 일반 전화마저 이렇게 마구잡이로 도청된다면 이건 분명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사회임이 틀림없다. 정통부등 4개부처가 공동으로 낸 신문광고문엔 분명 '국민여러분 안심하고 통화하십시오'라고 했는데 이게 단 하루도 지나지 않아 새빨간 거짓말로 확인된 셈이다. 그 광고문안엔 검.경등 수사기관이나 국정원의 불법 도.감청문제는 있을수 없고 민간전화의 도.감청도 법규에 문제가 있으면 그냥 두지 않겠다는 투의 내용이었다. 말하자면 '국민의 정부'에선 인권침해인 도청이란 있을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이 광고문안과는 너무나 동떨어진게 사실이었다. 물론 일반가정의 도청내용은 주로 불륜문제나 채무관계 업자들의 이권다툼이 주종이나 그내용이 어떻든 이건 명백한 범죄행위임에 틀림없다. 이런 범죄가 판을 치는 세상이면 새삼 인권, 사생활문제를 들먹이는 자체가 우습기 짝이 없을 정도로 우리사회에 너무나 뿌리깊고 광범위하게 만연돼 버렸다. 게다가 몰래카메라까지 판을 치는 세상이다. 이러도록 우리 정부는 그동안 뭘했는지 우선 묻고 싶다.
더욱이 인권을 최우선과제로 삼는다는 '국민의 정부'가 도대체 어디에다 정신을 뺏겼길래 국민들의 사생활이 알몸처럼 마구 드러나는 병리현상이 이렇게 뿌리깊게 박혔는데도 그 현상조차 몰랐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 더욱이 관청이나 정당.단체등에선 도청을 견디다 못해 도청방지시설을 역으로 설치하기에 바쁜 현상이라니 '불법의 악순환'을 예고한다.
우선 급한건 도청실태파악이다. 전 경찰력을 동원해서라도 그 진상을 토대로 범인을 반드시 검거해야 한다. 도청근절의 지름길은 장비.장치.도청행위를 부추기는 업체나 심부름센터등의 불법범죄조직부터 원천봉쇄 하는 일이다. 도청 신형기기와 기술의 고도화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된다는 점에 유의 검.경도 이에 대응할 인력을 갖추고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도청 범죄 소탕에 진력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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