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것은 복잡한 것이다. 어쩌면 사람의 가슴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것이 옳다 싶지만, 때론 저것이야 말로 중요하다 싶을 때도 있다. 작고 사소한 것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추석. 좋은 날이다. 들뜨려고만 생각하자면 끝이 없다. 이번 추석에도 TV들이 엄청나게 많은 영화들로 연휴 나흘을 도배할 참이다. KBS 위성2는 아예 4일간을 영화 30편으로 완전히 덮을 정도. 그 사이사이 빈틈도 오락물들이 거의 채웠다. 들뜨기만 해도 우리 삶이 완성된다면, 부족함 없을 편성일 터.
그러나 이를 어째? 왜 식구들은 꼭 할아버지 제삿날 모여서야 싸움을 벌일까? 또 그 추석이 지나고도 우리의 삶, 드물잖게 고달픈, 그 삶은 계속된다. 그렇다면 '우리'를 돌아볼 기회로도 삼는다면, 추석 TV보기가 더욱 의미있지 않을까.
KBS1의 TV문학관도 '심각해 보자'는 프로 중 하나. 추석날 저녁(9시40분)에 배정된 이 프로그램에선 이문열 원작의 '아우와의 만남'이 방송된다. 중국 연길에 있는 거간꾼을 통해 월북한 아버지를 만나보려 비행기를 타는 주인공, 그 옆에는 북에 두고 온 처자를 만나려 가는 월남 노인이 동승한다. 우리 분단 문학이 한 껍질 다음 변신을 모색하는 현장을 보는듯한 감도 있다.
MBC의 '며느리들'(토 오전10시40분)이 내비치는 톤도 진지함에서는 마찬가지. 추석이라고 많은 아들· 며느리가 모여들지만, 그들의 속셈은 그린벨트에서 풀린다는 아버지의 땅에 대한 욕심이다. 시아버지는 바보인가? 그러나 그는 그 모든 것을 알면서도 작은 땅이나마 모두에게 고루 나눠주는 쪽을 택한다. 며느리들, 그 철없는 아들들. 그들은 그 보잘 것 없는 땅을 받고서야 비로소 아버지의 큰 마음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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