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무관설움 서봉수9단 '부활'

입력 1999-09-22 14:32:00

잡초처럼 끈질긴 집념의 기사 서봉수(46) 9단이 희망찬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93년 국기전 타이틀을 이창호 9단에게 넘겨준 뒤 무관으로 전락했던 서봉수 9단은 제4기 테크론배프로기전 결승 5번기에서 유창혁 9단에게 2대0으로 리드, 6년만에 타이틀 복귀를 노리게 됐다.

지난 71년 18세의 어린 나이에 거목 조남철을 꺾고 명인에 올라 바둑계 최대 혁명을 일으켰던 서봉수는 이후 조훈현 9단과 20여년동안 끝없는 라이벌 대결을 펼쳤다.

순수 국내파인 서봉수는 일본유학으로 선진 바둑을 익힌 조훈현에게 밀려 늘 2인자의 위치에 머물렀지만 쓰러지면 일어나고 쓰러지면 일어서는 오뚝이처럼 끊임없이 '조-서의 대결'을 연출했다.

그러나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듯 90년대로 접어들어 서봉수의 기세는 후배들에게 밀려 사그라들었다.

천재기사 이창호 9단과 유창혁 9단의 출현으로 서봉수는 4인방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는데 만족해야 했고 최근에는 최명훈 7단과 안조영 5단 등 신예들에게도 덜미를 잡혀 각종 도전기에 얼굴조차 내밀지 못했다.

역사의 뒷길로 사라지는가 싶었던 서봉수가 테크론배 4강에서 올해 다승 1위이자 신인왕인 김만수 4단을 이긴뒤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유창혁을 2대0으로 앞서 타이틀 획득을 눈앞에 뒀다.

서봉수는 배달왕기전에서도 양재호 9단과 장수영 9단 등을 누르고 4강에 오르는등 힘찬 재기에 성공해 반상의 화제가 되고 있다.

언제나 2인자의 설움에 가슴 저렸던 서봉수가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자신의 바둑인생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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