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장천면 하장리 야산 자락에 위치한 사회복지법인 영남보육원. 6.25 전쟁고아들을 위해 51년초에 설립, 48년째 운영되고 있다.
넓은 마당엔 밝은 표정을 한 원생들은 방문객들이 들어서자 모두들 환한 표정으로 달려와 안긴다.
71명의 아동들이 옹기종기 살고 있는 이곳엔 절반이 정상 어린이들보다 약간 지능이 낮은 지진아들. 정에 굶주린 어린이들은 처음보는 낯선 얼굴들이지만 금세 소매자락을 잡고 매달리기 일쑤다.
3년전 개교기념으로 인연을 맺은 경운대학교 학생회 40여명의 간부들은 16일 선물보따리를 한아름씩 안고 이 곳을 찾아와 어린이들과 곧장 추석맞이 환경단장에 나섰다.
남학생들은 마당 구석구석을 다니며 잡초제거, 오물치우기 등으로 부지런을 떨고 여학생들은 방을 치우고 세면장에서 땀냄새 밴 옷가지와 이불을 모아 빨기에 구슬땀을 흘렸다.
10여명의 여학생들은 정에 굶주린 5~7세 어린이들을 모아 함께 노래부르고 율동을 하며 정 나누기에 열중했다. 영남보육원을 찾는 이들의 봉사활동은 3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중 대부분의 학생들은 봉사활동을 계기로 이곳 어린이들과 개인적인 친분을 맺은후 평소에도 아무도 모르게 찾아와 슬쩍 과자와 선물보따리를 놓고간다는 것.3세때 이곳에 와 15년째 생활하고 있는 창곤이(18.오상고 2년)는 2년전 봉사활동온 권민철(21.경운대 환경공학과)군을 만나 의형제를 맺고 혈육이상의 정을 나누며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요즘 창곤이가 학습성적이 제대로 오르지 않아 고민에 싸여 침울해 하자 권군은 학교에서 막 돌아온 창곤이를 조용히 마당 한켠으로 불러내 진지한 표정으로 자기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도닥거린다.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지만 창곤이가 세상을 좀 더 밝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며 대학진학 때까지 인생길잡이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오전부터 찾아와 오후 늦게까지 영남보육원 구석구석을 말끔히 청소한 경운대 학생회 간부들은 "올해는 제발 불우한 어린이들을 위로하는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많아야 할텐데"라며 자신들이 심혈을 기울인 손님맞이 대청소가 헛되지 않기를 기원했다.
구미.李弘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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