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관 경북도경 헬기동원 물의

입력 1999-09-18 00:00:00

지난해 4월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기공식 당시 청와대 비서관들의 행사 참석을 위해 경북지방경찰청 헬기가 동원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직권남용 등의 비난여론을 초래하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이 18일 국회 행자위원인 한나라당 김영준의원에게 제출한'헬기 비행일지'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 비서관 3명이 98년4월30일 대구 K2 비행장에서 경찰청소속 헬기에 탑승, 행사장인 포항시 기계면으로 이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이들 비서관이 이날 오후 2시 기계면 현내동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구-포항고속도로 기공식 참석을 위해 헬기를 이용했다"고 면서 "헬기는 기공식 행사에 필요한 방송영상 기기를 운반하는 게 주목적이었지 이들 비서관을 위한 게 아니었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비행 목적이 음향기기 운반이었는지 비서관 탑승이었는지를 가리는 것은 부차적이며 문제는 치안과 구조활동 등을 위해 사용돼야 할 경찰 헬기가 청와대 측의 행사편의를 위해 전용됐다는 점이다.

이를 의식한 듯 당시 비행일지의 임무란에는'PA', 즉 치안업무용이라고 위장까지 해 놓고 있다. 어쨌든 공직 기강확립 등 개혁을 부르짖고 있는 현 정권에서도 청와대 위세는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따가운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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