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궤'라는 말의 중국어는 '장궤이더'(掌櫃的)로서 돈금고, 또는 돈을 넣은 통을 틀어쥐고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니 곧 음식점이나 상점의 주인들을 가리킨다. 우리에게 별 의식없이 마구 '장궤'라고 불리우는 중국인들이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적인 면에서, 더 크게는 턱없는 우리의 우월감 때문에 자꾸만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요컨대 다 합쳐도 몇 안되는 이웃을 보듬어 안을 수 없는 우리의 협량(狹量)때문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재일동포들을 차별 대우하는 일본 정부·사회에는 입이 메어지도록 성토하는 것이 우리 자신들의 모습이다. 70 노인이 '되×'이란 소리를 바로 옆카운터에서 들으면서 '그건 대국인(大國人)이란 뜻에서 나온 말…'이라면서 허허롭게 웃어 넘기는 표정에서 진한 '페이소스'가 묻어난다. 차이나타운이 없는 나라는 한국 뿐이라는 지적이 요즘 늘고 있다. 외자 유치에 거의 혈안이 돼있을 정도로 민·관이 숨을 헐떡이면서도 바로 옆의 화교들, 그들의 인연이 닿는 자본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은 이렇다 할 것이 없다. 전세계적으로 유동자산 규모가 2조달러를 넘는 화교 자본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화교네트워크를 형성, 미·일·유럽연합에 이은 제4의 세계경제축을 형성하고 있는 중화경제권의 핵이다. 화교들이 국내에서 반반한 사업체라도 운영할 수 있어야 중화경제권과 연결고리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국내법으론 사업체 소유가 불가능하다. 귀화를 주장하지만 그들에겐 5급이상 공직자 2명의 연대 보증이 필요하니, 사실상 이것은 하늘의 별을 따오는 일과 다름 없다. 활착(活着) 하지 못하는 이들이 타이완(臺灣)으로 가지만 타이베이(臺北)의 위성도시 융허(永和)에 집단으로 거주하면서 김치·콩자반 등 한국 반찬이나 인삼 등을 팔고 있는 모습에서 그들은 오갈데 없는 한국인임을 느낄 수 있다. 그들에게 생존공간을 마련해주는 아량이 필요하다.
최창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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