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미술관' 대구에 문 연다

입력 1999-09-15 14:14:00

후원회 결성…내년 6월 개관 목표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67)씨의 작품세계를 망라하는 '백남준 미술관'이 대구에 건립된다.

사단법인 백남준후원회의 한은미 추진위원장(김천대 교수)은 14일 2000년 1월부터 3월말까지 미국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열리는 초대전을 마친 백씨가 한국을 방문하게 될 내년 6월쯤 미술관 설립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장소는 대형 설치작품이 많은 백씨의 작품세계를 고려해 대구지역 대형건물을 중심으로 미술관 입주 가능성을 타진중이다. 내년 5월 완공 예정인 대구MBC 신사옥과 옛 대동은행 사옥 등이 현재 물망에 오르고 있다.

미술관에는 한은미 추진위원장이 보유하고 있는 작품 50여점과 지역 미술애호가 5명이 소장한 40여점의 작품, 백씨의 찬조작품외에 기금 조성을 통해 구입한 작품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이번 미술관 건립을 위해 각계 인사들이 힘을 더하고 있는데 후원회 자문위원으로는 정점식 계명대 명예교수, 한국종합예술대 전수천교수, 문화관광부 해외홍보원 박영길원장, 고려대 이용우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이사 및 고문으로는 매일신문사 김부기사장, 신대건 MBC사장, 대구상공회의소 채병하회장, 경북대 박찬석총장, 고정환 전 포항·김천시장, 대구백화점 구정모 대표이사, 대구YMCA 전호영 사무총장, 자민련 박철언 부총재, 전국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 강문규회장, 대구대 송화섭교수 등이 위촉됐다.

백남준 후원회의 첫 공식행사는 오는 21일부터 28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열리는 '백남준 미술관 건립을 위한 백남준 후원회 기금마련'전. 백남준씨의 작품 10점과 함께 기금 마련을 위한 작가들의 기증작품 80여점이 함께 전시된다.

이와 함께 후원회는 미술관 건립을 후원할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회원 단계는 연회비 1만원의 준회원부터 100만원의 단체회원까지 다양하다. 지난 5월부터 모집을 시작한 후원회원은 현재 지역의 정치·경제·문화인 등 1천500여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문의 053)754-1144.

한은미 추진위원장은 "백남준 미술관 유치를 통해 옛부터 교육·문화도시로 명성을 이어온 대구가 예술도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고부가가치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구시와 백씨사이에 특별한 연고가 없다는 시각에 대해 "현재는 지구촌 시대인만큼 지연·혈연 등은 의미가 없으며 중앙집중화된 시대에 미술관의 지방 유치는 오히려 바람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미술관 건립은 미국에서 한은미 추진위원장과 7년여간 함께 작업해온 백남준씨가 한씨에게 한국에 자신의 미술관을 건립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추진됐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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