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모당 의원총회에서 '발언 기회를 달라', '못 주겠다'는 문제로 다툼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 소란을 정리하기 위해 외친 당 원내총무의 목소리가 눈길을 끈다. "끌어내!".
끌어내? 동료의원을 '끌어'내야 할 어떤 절박한 사정이 있었는지 나는 잘모른다. 그러나 이 일은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큰 '사건'이다.
'끌어내'라고 하면 나는 우선 힘없는 노동자들을 파업현장에서, 가여운 학생들을 캠퍼스에서, 바로 그런 구령과 함께 질질 '끌어'내던 권위주의 시절의 장면을 떠올린다.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선생님들을 '끌어'낸 적도 있었다. 그 원내총무도 우리들의 이런 부끄러운 자화상을 분명히 알고 있는 분이다.
독재세력에 의연히 맞서 싸운 민주화운동 지도자이기도 했던 그분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미워하면서 닮는다'더니 그렇게 되어버린 것인가?
어떤 경우에라도 국회의원을 '끌어'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런 작전명령은 의회민주주의를 지켜야 할 원내총무가 입에 담을 말이 아니다.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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