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일본 대중문화 개방 의미·전망

입력 1999-09-10 14:52:00

일본 대중가요 공연허용과 영화 및 비디오 개방 확대 두가지로 요약되는 제2차 일본대중문화 개방결정은 지난해 1차 개방이 한국사회에 준 충격파가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후속조치이다.

1차 개방에서 빗장을 연 일본영화의 경우 한일합작이나 4대 국제영화제 수상작품으로 자격을 엄격히 제한한 영향도 있겠지만 수입상영작품이 '하나비' 와 '카케무샤', '우나기' 등 3편밖에 되지 않은데다 그다지 재미도 못봤다.

또 출판만화나 만화잡지도 이미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었기 때문에 개방으로 인한 파급효과는 거의 없었던 반면 일본만화 불법복제가 줄어들고 국내 만화잡지의 판매가 증가하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는 게 문화부의 평가다.

즉 정부는 1차 개방을 통해 일본대중문화에 나름대로 자신감을 얻은 셈이다.

이번 2차 개방에서도 국내 산업 잠식이 우려되는 애니메이션과 음반판매가 제외된 것을 비롯해 대상범위를 극히 한정했다. 그러나 2차 개방의 효과는 일본대중문화 맛보기 수준이었던 1차때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또 대상범위를 훨씬 넓힌 일본영화도 과연 한국영화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되고 있다.

◇대중가요 공연

음반판매를 기대할 수 없고 공연장소를 2천석 이하 실내장소로 한정했다.

여기서 실내장소란 98년말 현재 308개소인 실내공연장은 물론 실내체육관(130개소)과 관광호텔의 연회장을 포함한다.

2천석을 넘는 종합실내공연장은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2곳밖에 없다. 규모가 크다는 종합공연장의 경우도 객석규모가 1천200석 내외다. 연극과 무용, 연주 등 공연예술만 주로 공연하는 일반공연장은 객석이 300석의 중규모 시설이고 소공연장은 말할 것도 없다.

따라서 전국 대부분의 실내공연장은 일본대중가요 공연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객석 2천석이라는 제한 때문에 한국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일본의 인기 록 그룹 공연은 그다지 많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음반시장 개방에 대비한 인지도 향상 및 사전 홍보차원에서의 중·소규모공연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영화 및 비디오

영화는 지난해 1차 개방 때는 한일합작이나 칸, 베니스, 베를린, 아카데미 등 4개 국제영화제 수상작으로 극히 한정했으나 이번에는 공인국제영화제와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의 '전체관람가' 작품까지 개방범위를 훨씬 확대했다.

공인국제영화제란 영화진흥위원회가 한국영화가 입상했을 경우 포상금을 지급하는 기존 4개 대회와 로카르노, 몬트리올, 도쿄, 산세바스찬, 카를로비바리, 카이로, 모스크바, 시카코, 낭트를 합친 13개 영화제 외에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F)이인정한 70여개 국제영화제를 말한다.

이들 대회에서 수상한 일본작품은 '라쇼몽'과 '지옥문', '포커스', '붉은 수염'등 모두 113편으로 집계되고 있다.

여하튼 1차 개방 때와는 달리 호기심에 의한 일본영화관람은 줄어들 것이며 작품성 및 흥행성에 따라 관람객수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영화 점유율은 영화관 상황, 외국영화 수입 및 우리영화 제작상황 등을 고려하고 대략 연간 10여편 가량의 일본영화 상영을 가정할 때 약 10% 정도로 추정된다.

비디오의 경우 국내 수입,제작, 배포가 가능한 일본 비디오는 국내에서 상영된 일본영화로 제한함으로써 국내시장이 입는 피해는 미미할 전망이다.

또 비디오 시장 개방시 가장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애니메이션 및 성인용 에로비디오물이 개방에서 제외됨으로써 국내 비디오 시장에서의 일본산 점유율은 영화보다 훨씬 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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