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가 대통령께 드리는 글

입력 1999-09-10 00:00:00

40대 중반의 한가정 가장이며, 대구에 사는 수입없는 직장의 실업자 아닌 한 실업자가 대통령께 소원한다.

IMF 1년8개월에 적금해약, 국민연금해약, 직장부도 후 일부 배당받은 퇴직금 등 있는대로 해약하고 허리띠를 졸라매었으나 이제는 그 무엇도 남은게 없으니 생활할 길이 막막하다.

그러나 가난한 서민 대다수가 겪는 현실이니 비관보다는 다같이 희망을 갖고 어렵지만 참고 견디며 바르고 참되게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단 한가지 이 나라의 대통령께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요구하며, 부탁드리며 소원한다.

대통령의 통치기간동안 실정도 많았고 잘한 일도 많았다고 생각되나, 대통령의 재산이 도대체 얼마나 되길래 천문학적인 돈들을 무슨일만 있다하면 밀어주고 보태주고 하시는지 궁금하나 아무튼 부자대통령을 모신 덕택이라 정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런데, 항간에서는 대통령의 재산에서 도와 주는 것이 아니고 그 돈은 다시 전국민이 세금으로 메워야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 대통령께 부탁드린다.저는 말뿐인 자유업 종사자지 현재 전혀 수입없이 지출만 있는 실업자 아닌 실업자이오니 우리 같은 처지의 실업자들은 과거 월급받고 일할 때와는 달리 끼니 잇기도 힘든 나날이니 혹시라도 대통령께서 어려운 곳 힘든 곳 도와주신 돈들이 저에게도 분배되지 않도록 해 주시길 소원한다.

만약에 그것마저 세금으로 나온다면 대통령께서는 선심쓰고 칭송받아 좋으시겠으나 우리 같은 사람은 바칠 돈이 없다. 가난한 사람들은 죽을 병이 아니면 병원 가 볼 돈도 없지만 병원갈 형편이 못되지 진찰받을 일도 없고 죽는지 사는지도 모르고 죽기도 하고 저절로 낫기도 한다.

이런데도 가차없이 의료보험비는 제멋대로 정해서 무조건 안내면 안된다. 모든게 이 나라를 안 떠나는 한 피할 수 없는 상황인데 대통령마저 쓰신 돈을 세금으로 대답하라면 우리 같은 국민의 살 길은 없고 조상대대로 살아온 내나라에서 쫓겨나야할 딱한 처지가 되니 부디 어렵더라도 내 조국에서 살도록 대통령께서 각처에 지원하시고 쓰신 돈이 세금으로 국민에게 되돌아오지 않도록 해주시길 하늘에 빈다.

김재현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