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서 6~30대 그룹 총수 간담회 내용

입력 1999-09-09 14:37:00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8일 6~30대 기업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5대재벌 개혁문제에 가려져 있던 이들 중견재벌들의 개혁 진척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는 등 개혁에 채찍질을 가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 도중 구조개혁 성공사례 등 모범사례를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 개혁에 적극적인 기업에 대해 협력.지원할 것임을 재확인하면서 이들 기업이 경제회복 추세로 다소 숨통이 트인 틈을 타 개혁을 소홀히 할 가능성에 쐐기를 박는 데 주안점을 뒀다.

김 대통령은 특히 외자유치 문제와 관련, "외환위기가 일단 극복되니 외국인투자 유치의 필요성에 대해 일부 논란이 있으나 외자유치는 1석5조의 효과가 있다"고 평소의 외자유치 필요론을 거듭 역설하는 등 간담회 도중 여러차례 재계 일부의 '개혁해이' 혹은 '개혁저항' 현상에 대해 경고를 보냈다.

이날 채택된 합의문 8개항중 첫항에서 중견재벌 대표들이 앞서 5대재벌이 참석한 정.재계 간담회의 7개 실천사항을 자신들도 실천할 것을 다짐했다. 이는 뒤집어말하면 나머지 7개항 합의사항은 그대로 5대 재벌에도 해당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날 합의문은 사실 5대재벌을 포함한 30대 재벌 모두에 대해 개혁 방향을 거듭 상기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대화록.

▲장상태 동국제강회장=과거 일본이 우리에게 기술지도를 했다가 포항제철의 등장으로 굉장히 우리를 견제하고 적대의식까지 갖고 있었는데 최근 여러가지 이유로 한국투자에 상당히 관심을 갖고 있다.

▲조동만 한솔그룹부회장=신문용지공장을 매각하고 종업원 고용도 안정시켰다. 일시적으로 임금이 낮아졌지만 외자유치 결과 지금은 원상회복됐다

▲김주채 아남산업회장=IMF로 거의 부도날 지경에 광주 반도체공장에 외자를 유치한 결과 부채를 상환함으로써 튼튼해 졌다. 수출이 늘고 이자가 내려 경상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김대통령=모든 기업들이 역사상 최대의 흑자를 내고 있다. 개혁이 얼마나 필요한 것이고 국민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것인지를 우리가 절실히 알게 됐다.

그러나 현재는 절반의 성공이다. 최근 경제회복으로 일부 해이해지는 분위기가 있는데 여기서 실수하면 제2,제3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특히 외환위기가 한풀 꺽이니까 해외 투자 유치에 대한 회의적 논란이 일고 있는데 해외 투자는 기업을 위해서도 국부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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