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WTO 농업협상-(하)유전자변형 농산물

입력 1999-09-09 14:38:00

최근 국제적인 무역마찰을 빚고 있는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은 식품안전과 환경보전에 대한 국가별 이견이 비등해 WTO농업협상에서 합의를 이끌어낼지 관심거리다. 유전자변형 농산물 현황과 쟁점사항을 알아본다.

△현황

유전자변형 농산물이 등장한 시기는 4~5년전에 불과하다. 지난 95년 미국이 제초제에 내성이 강한 콩을 개발했고 스위스가 병해충에 강한 옥수수를 개발, 시판에 들어가면서 상품화됐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시판 허용된 유전자변형 농산물은 옥수수, 면화, 감자, 콩, 토마토 등 39종에 이르며 재배면적은 불과 4년만에 3천만ha에 이르고 있다.

주목할 점은 제초제에 내성이 있고 해충과 바이러스에 저항력이 강한 작물의 기술개발에 중점돼 있어 안전성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는 사실이다. 이같은 문제에도 불구, 유전자변형 농산물은 최소 투자로 수확량이 획기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개발경쟁이 치열하다.

미국은 세계 최대 유전자변형 농산물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며 기술분야에서도 가장 앞서 있다. 전세계 재배면적의 67%를 차지하고 있으며 자국내 생산 콩의 35%, 옥수수의 25%가 유전자변형 농산물로 추정된다.

중국은 세계 2위의 생산국으로 현재 내충성이 강한 면화와 옥수수, 세균 저항성을 지닌 감자 등을 집중 개발하고 있다.

지난 6월 유전자변형 농산물의 교역과 판매를 2002년까지 금지키로 한 EU소속 일부 국가와 일본, 우리나라 등 농산물 수입국들도 신중히 유전자변형 농산물 개발에 나서고 있다.

△쟁점

식품안전과 환경보호문제가 최대 논란거리다.

EU는 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기회 제공을 이유로 이들 농산물에 대한 표시의무화 규정을 만들어 역내 수입을 억제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8월, 2000년 4월부터 콩, 옥수수, 감자 등의 농산물과 가공식품에 대해 유전자변형 표시를 의무화했으며 우리도 지난해 11월 농수산물 품질관리법을 제정, 지난 7월부터 수입 농수산물에 유전자변형 사용여부를 표시토록 하고 있다.반면 미국은 농산물수입국들의 표시제 도입 조치에 대해 '기술적 무역장벽'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은 이같은 표시제는 유전자변형 농산물 수요를 감소시키고 표시제에 드는 유통비용만 증가시켜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주장이다.수입국들은 유전자변형 농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의견이 일치될때까지 각국 정부가 취하는 예방조치 허용을 요구하고 미국 등은 식품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무역장벽 철회를 관철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전자변형 농산물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국가의 농민들은 그렇지 못한 농민들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이에 대한 형평성문제와 국제 농산물 무역구조 왜곡문제도 중점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쟁점은 환경보호문제.

수출국들은 유전자변형 농산물이야말로 수확량을 획기적으로 증대시켜 지구 온난화와 사막화 현상으로 인해 야기된 미래의 식량난을 가장 확실히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수입국과 환경보호론자들은 수출국들이 가격경쟁력이 있는 특정작물 생산에만 주력할 것이 뻔해 생태계 파괴를 가속시켜 결국 인류파멸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李鍾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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