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연수회 안팎

6일 서울 잠실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국민회의 의원 연수회에서는 신당 창당과 선거구제, 개혁정책 등에 대한 불만이 거세게 표출됐다.

이날 오전엔 당직자들의 당무보고와 강봉균재정경제장관의 재벌개혁 강연 등으로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됐으나 점심 후 자유토론이 비공개로 진행되면서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특히 박상천총무가"대통령께 익명으로 보고할 테니 의견을 솔직히 개진해 달라"고 거듭 요청한 게'뇌관'격이 됐다.

특히 입당 의원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2선 후퇴와 함께 경선을 통한 집단 지도체제 운영 등을 강력 주장, 당 지도부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파문이 일자 당 3역 등은 즉석에서 대책 회의를 가졌으며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은 토론회 후 "내분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언행에 조심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출신 입당파인 김명섭의원은"신당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정치 일선에 참여하기 보다는 명예총재로 남아 국정개혁과 위기관리에만 전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한 뒤 "당 운영 역시 집단지도체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신당 출신의 박범진의원도"수도권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정당의 오너체제를 청산하는 게 필요하다"며"재벌의 오너체제를 개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당내 실세인 동교동계의 한화갑사무총장은"임기를 3년반이나 남겨 두고 대통령이 총재직을 내놓는 것은 유례가 없다"고 반박했다.

조세형전총재권한대행도"우리가 여당인 것은 의원 수가 많아서가 아니라 대통령이 당 총재이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을 명예총재로 추대해야 한다는 주장은 타당성이 없다"고 가세했다.

…중선거구제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았다. 이영일대변인이 익명으로 전한 의원들의 발언 내용에 따르면"중·대선거구제가 왜 돈이 안들며, 전국정당이 되는가에 대해 의원들 개개인의 경험으로는 납득이 안된다""소지역간에 초래되는 갈등을 막기는 곤란할 것"이라는 등의 지적이었다.

…신당 작업에 대해서도"당과 얼굴만 바꾼다고 신당이 되는 게 아니다""누가 실세고 가신이냐 하는 논의가 사라질 때 신당이 성공할 수 있다""YS가 정치에서 가장 잘한 게 대통령 후보인 9룡(龍)을 할거시켜 당을 활성화시킨 것으로 지도부를 경선으로 선출하는 등 당을 민주화해야 한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