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서구 평리동 모녀 피살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사건현장을 확인한 직후 비상경계령을 발령했으나 범인은 택시를 이용, 역을 통해 대구를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높아 공조수사에 허점을 드러냈다.
개인택시 기사인 박모(45)씨는 "검은색 쫄티와 바지를 입고 가방을 맨 남자 1명이 '부산에 간다'고 해 1시30분쯤 대구역에 내려줬다"며 "경찰이 작성한 몽타주와 얼굴이 비슷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서구청 주차관리원 이모(39)씨도 "오후 1시쯤 범인의 인상착의와 유사한 남자 1명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서구청옆을 지나갔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들의 신고내용이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 범인이 골목길을 따라 1km 가량 도망쳐 서대구전화국 맞은편에서 택시를 타고 대구역을 통해 대구를 빠져나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오후1시 이전에 대구 전역에 비상경계령을 내렸음에도 범인의 도주경로를 전혀 파악하지 못해 경찰서간 공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비상경계령이 내려지면 즉시 모든 경찰에 사건내용과 범인의 인상착의 등이 전달돼 역, 터미널, 공항 등에 대한 검문검색 강화, 도주로 차단 등이 이뤄져야 하는데도 범인이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는 것은 수사체계의 허점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한편 경찰은 범인이 지난달 9일 동구 각산동 송모(95)씨 피살사건의 용의자와 범행수법 및 몽타주, 인상착의가 비슷한 점 등을 들어 동일범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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