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후4시 성주경찰서 수사과 형사계에 느닷없이 ㅅ초등학교 6학년 1반 남.여 학생 7명이 방과후 가방을 둘러맨채 찾아왔다.
한 형사가 의아해 "어떻게 왔느냐"고 묻자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한 학생이 아무 거리낌 없이"나쁜 짓을 한 우리학교 선생님을 처벌해 주세요"라며 씩씩거렸다.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경찰서가 무서운 곳으로 여길 것으로만 생각했던 이 형사는 경찰서가 마치 제집인양 태연하고 당당한 학생들의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학생들에게 자초지종을 캐묻고 각자 자술서를 쓰도록 했더니 '선생님이 여학생들에게 성추행을 했다'는 것이었다.
자술서에 따르면 이날 담임교사가 결근하는 바람에 주임교사인 김모(48)교사가 대신 수업을 맡아 오전 수업중 한 여학생이 현금 5만2천원을 잃어버린 일이 벌어졌다는 것.
그래서 김모교사는 학생들을 모두 일으켜 세운뒤 눈을 감기고 가슴과 엉덩이를 더듬었다고 적고, 자술서 말미에는 한결같이 처벌을 요구하는 내용을 빠뜨리지 않았다.
또 김모교사가 교실에서 실내화를 신지 않은 학생들을 적발한뒤 자기반 학생들만 골라 화를 내고 면박을 준 사실 등 평상시 그에 대한 감정들을 적나라하게 표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부모들과의 한 마디 상의도 없이 학생들이 교사를 성추행범으로 고발한데 대해 당사자인 김모교사는 물론 동료교사들도 "정말 어이없는 일" "교직자로서 허탈할 뿐"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한 동료교사는"돈을 찾는 과정에서 택한 방법이 다소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겠지만 자술서 내용으로 비춰볼 때 평소의 악감정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열을 올렸다.
경찰 관계자는"코흘리개 초등학생들의 고발 내용이 범죄 성립 요건에 있어서 과연 얼마만큼의 설득력과 신빙성을 갖추고 있는가가 관건"이라며 씁쓰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정말 씁쓰레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