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문을 열자 연극 향기가 와락 밀려든다. 일상의 고단함을 달래줄 실팍한 연극들이 가을 관객들을 찾는다.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대구의 남구 대덕문화전당에서 열리는 '제12회 전국 민족극 한마당'은 '민족연극'의 뿌리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천지가 창조되고 하늘에 해가 둘, 달이 둘. 낮에는 너무 덥고 밤에는 너무 추워 살 수 없을 때 환인의 명을 받은 백두거인이 천근 활을 쏘아 해와 달을 하나씩 떨어뜨려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으로 만든다.
가족마당극 '백두거인의 비밀'(극단 현장·서울)이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이 지향하는 사회극의 단면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대구 극단 함께 사는 세상의 '호랑이 이야기'를 비롯해 '기동타격대'(놀이패 열림터·청주), '새는 앉는 곳마다 깃이 떨어진다'(극단 토박이·광주), '백두대탑'(광대패 모두골·원주) 등 사회를 투영시킨 연극 12편이 대극장과 야외극장에서 공연된다.
개막작품인 악극 '아빠의 청춘'(극단 아리랑·서울)은 정리해고 당한 아버지와 그 가족들이 겪는 아픔과 사랑을 신명난 놀이판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민예총 대구지회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의 모든 공연은 무료. 문의 053)427-8141.
1일부터 6일까지는 '제8회 경북 청소년 연극제'가 도내 6개 지역에서 펼쳐진다. '달래강 달래산'(영주여고·영주), '불타는 별들'(길원여고·안동) 등 청소년들의 연극 6편이 영주(1일) 안동(2일) 포항(3일) 경주(4일) 경산(5일) 구미(6일) 등에서 차례로 공연된다.
8일부터 12일까지 '대구 청소년 연극제'가 대구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열리며, 14일부터 18일까지 계대, 대구대 등 대학 연극 5팀이 경연을 벌이는 '대학연극제'가 예전 소극장에서 개최된다.
경기도 과천에서는 갖가지 무대 공연의 잔치 '마당 99-과천세계공연예술제'가 10일부터 10일간 과천시민회관 대강당을 비롯해 시 일원에서 개최된다.
연극, 무용, 퍼포먼스, 마당극, 뮤지컬, 아동극을 포함한 국내외 30여개 작품이 선보인다. 해외 초청작은 프랑스 극단 메자닌의 '양들의 방황'(퍼포먼스), 일본 극단 류잔지의 '광인교육'(연극) 등 8편, 국내 초청작으로는 '난타 99'(PMC퍼포먼스), '탈마을의 신화'(극단 시민극장) 등 18편. 이외 '듀크 앨링턴 탄생 100주년 기념 콘서트'(13일) 등 다양한 행사도 펼쳐진다.
47편의 연극이 공연되는 '99 서울연극제'도 1일부터 10월17일까지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金重基기자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