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의혹사건을 수사했던 검찰이 축소·은폐했다는 세간의 비난을 받은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김태정전법무장관의 부인 연정희씨 대역(代役) 해프닝이다. 보도진에의 노출을 피하기 위해 김태정씨의 누이동생을 연씨로 가장해 먼저 내보내 취재진을 따돌린후 연씨를 민원실문으로 빠져나가게 해 무사히 귀가한 바로 그 대목. 알고보니 그 힌트는 김태정씨가 6년전 대검 중수부장시절 당시 슬롯머신사건에 연루된 이건개대전고검장수사때 유사하게 써먹은 수법에서 비롯된 게 밝혀졌다. 김태정씨는 당시 '비록 개인적인 정에 얽매인다는 비난을 듣더라도 이고검장이 구속수감되는 사진이 찍히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한후 비밀통로로 그를 빼돌린바 있다. 국회 파업유도청문회에서 두 사람은 '신문자'와 '증인'의 자격으로 6년전의 처지와는 극적인 대조장면이 연출됐다. 인생유전이란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이건개의원은 그 '비밀통로'에 대한 보은인듯 김태정씨에 대한 질문에는 온정이 배어 있었다. '선배님, 아니 의원님…'이라고 더듬거리는 검찰총수였던 김씨에게 연민의 정을 느꼈음이 분명했다. 그러나 이날 청문회에서 보여준 김태정 전검찰총장의 모습은 바로 추락하는 검찰상을 보여주는듯 해 많은 후배들이 실망했으리라 짐작된다. 비록 '아니다' '모른다'로 일관할 것이란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검찰총수답게 의연하고 명쾌한 논리를 기대한 예측은 허망하게 빗나갔다. 서울법대 21년후배인 이날의 '여전사' 한나라 김영선의원의 예방형법의 팟쇼국가론, 연좌제의 법적 정의를 내세우며 '형법책도 읽지 않았느냐'는 다그침에 '솔직히 이론에는 달린다'며 백기를 들고 말았다. 간간이 국가충성론을 들먹이다 그 대상이 정권이냐 국가냐 따지는 야당공세에 그의 어느 곳에서도 '검찰의 뼈'는 발견되지 않았다. '등신'작전도 분명 아니었다. 딱했든지 여당의 김태식위원장이 나서 '사람은 모든걸 얻었을때 겸손하고 그걸 잃었을때 당당하고 의연해야 한다'는 충고를 했을까. 추락하는 '정치검찰'의 진면목만 그는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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