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주식 투자요령

외환위기 이후 차입위주 경영을 해온 기업들은 문을 닫거나 상당한 고통을 겪었다. 이에 따라 많은 비상장·비등록 기업들이 자본금을 늘리고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해 증권거래소에 상장하거나 코스닥에 등록했다. 비상장·비등록주식 거래시장인 장외주식시장이 최근 부상한 것도 상장이나 등록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이 늘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비상장 주식 투자방법과 거래시 주의점

비상장·비등록 주식은 제도화된 거래시장이 따로 없어 사채시장 등에서 당사자간 거래로 이뤄진다는 게 특징이다. 최근 장외주식을 거래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20여개로 늘어났으나 매매과정은 당사자끼리 이뤄진다.

이 때문에 비상장·비등록 주식투자는 몇가지 점에 유의해야 한다. 먼저 투자전망과 주권의 진위여부 파악이다. 투자기업의 재무제표 뿐 아니라 투자기업이 속한 산업의 전망까지 체크해야 한다. 또 프리미엄을 주고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거래가의 적정성도 제대로 살펴야 한다. 여러 곳의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하고 사채업자 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가격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 상장 및 등록기업중 유사 기업과의 주가를 비교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정보통신 사업처럼 초기투자가 많아 당장은 손실이 예상되나 장기전망이 좋은 업종은 가치산정이 쉽지 않다. 이 때는 관련업종 전문가에게 조언을 듣는 것이 좋다.

주권 진위파악을 위해 흔히 이용하는 방법이 공증이다. 그러나 공증비용이 발생하는데다 주권실물이 가짜로 판명돼도 매수인이 채권자가 되는 셈이어서 자금회수가 불투명하다. 따라서 거래당사자가 해당 기업에 가서 주권을 제시한 뒤 매수인 이름으로 주주명부에 명의개서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비상장·비등록 주식투자는 반드시 여유자금으로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해야 한다. 거래소 상장이나 코스닥 등록을 기대하고 투자하지만 해당 기업의 사정이나 주식시장의 여건변화로 일정이 미뤄질 경우 장기투자가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상장이나 등록전에도 팔 수 있지만 팔 때도 매입때의 번거로움을 피할 수 없다. 특히 벤처기업은 매입당시 파악했던 내용과 회사의 실체가 달라지는 투자위험도 적지 않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장외거래 종목

비상장·비등록 주식 가운데 가까운 시일내 상장이나 등록할 가능성이 있는 주식이 단연 인기다. 이런 주식은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한통프리텔·드림라인·두루넷·한솔PCS 등 정보통신주 등 일부 인기 종목은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

장외주식거래 사이트인 미래벤처(www.venb.com)에 따르면 9월 코스닥 등록예정인 한통프리텔은 7월초 4만8천500원이었으나 28일 현재 6만5천5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신세기 통신은 3만원에서 3만5천원, LG텔레콤(개인소유 주식)은 2만8천원에서 3만5천원, 한솔PCS는 2만2천500원에서 3만2천원 안팎으로 올랐다. 두루넷도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한달전 2만3천원에서 4만3천500원으로 올랐고 제일투신·교보증권 등도 상승 추세다. 이밖에 강원도 폐광지역 카지노주식인 강원랜드는 공모가(1만8천5천원)의 두배 이상으로 오른 4만~4만3천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강원랜드는 2000년말에 코스닥에 등록하고 2002년말 거래소에 상장할 예정이다.

▨비상장 주식과 세금

상장주식이나 코스닥 등록주식 거래에서 발생하는 시세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물지 않는다. 그러나 비상장·비등록 주식은 매매차익이 발생하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일반적으로 시세차익의 20% 세율이 적용되고 중소기업은 10%가 적용된다. 양도소득세는 자진신고해야 한다.거래일 다음달 말일까지 자진신고 납부하면 10%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상장이나 등록된 경우가 아니어서 실거래가 측정이 쉽지않다. 프리미엄을 주고 사는 경우 매매계약서를 받아두면 나중에 양도소득세를 낼 때 취득가액 입증이 쉬워 유리하다. 물론 세금을 물지 않으려면 거래소 상장이나 코스닥 등록뒤 팔면 된다.

▨제3시장 개설

금융감독위원회는 상장 및 등록요건 미달 기업도 기업공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실질상장심사제도를 도입하고 코스닥에 장외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제3시장을 개설키로 했다. 제3시장은 이르면 올해내로 늦어도 내년3월까지는 개설될 전망이다. 제3시장이 코스닥에 개설되면 지금보다 안심하고 비상장·비등록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제3시장에서 거래될 주식은 자산 70억원이 넘고 공인회계사로부터 적정 또는 한정의견을 받은 것이다. 거래대상 주식은 증권예탁원에 예탁되고 거래대금도 증권예탁원을 통해 계좌대차방식으로 결제된다. 거래 증권사에 매매주문을 내면 증권사가 코스닥증권의 매매호가 정보시스템에 띄운다. 매매희망자는 이를 보고 가격과 수량이 맞을 경우 거래 증권사에 주문을 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