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지리산 식수댐 건설 계획

입력 1999-08-30 00:00:00

"지리산 댐 건설 계획은 비열한 정치논리의 산물이다" "정치인은 자연환경을 정치논리로 이용하려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중단해야 한다"

지리산 식수댐 계획 백지화 투쟁본부의 외침이다. 이들은 "대구 위천국가공단과 부산시민의 식수난 해결로 두 지역의 환심을 사려는 것이 지리산 댐 건설"이라고 주장한다.

경남 산청· 함양· 진주 시민단체가 주축이 된 이 모임은 21세기에 환경 재앙을 몰고 오게 될 지리산 댐 건설만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7일 경주서 개최된 정부의 낙동강 수계 물관리 대책 회의장을 찾았을 때도 식수문제는 낙동강을 살려서 해결해야 함에도 생태계를 파괴하는 댐 건설로 해결하려는 것은 전근대적인 발상이라고 항의했다.

강도 높은 이들의 투쟁은 낙동강 수계 물관리 대책이 졸속 처리되지 않도록 하는 교훈이 돼야 할 줄 안다.

낙동강은 위기상태다. 강 스스로의 생명위기는 인간을 비롯한 유역 생태계 전체에 직· 간접적 위기와 갈등을 확산시키고 있다.

유역면적이 약 2만3천800㎢인 낙동강은 전 국토 면적의 24%를 차지하고 남북은 200㎞, 동서는 120㎞로 3개 광역시, 5개도, 41개 시· 군에 걸쳐 있으며 낙동강 유역 내부에 거주하는 인구는 1천300만명에 이른다. 이때문에 낙동강 유역외로의 용수 이동이 매우 커서 하천 본류는 갈수기에 수질오염 악화와 유량부족 상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낙동강은 우리나라 역사· 문화· 민속의 맥을 이어주는 중요한 현장이며 나라와 민족의 정신적, 경제적 성장을 이끌어준 발전의 원천이기도 하다.

고대문명의 발상지였던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문명의 원천인 티그리스강, 유프라테스강, 고대 중국문명의 시원인 황하· 양자강은 그 유역을 발판으로 무한의 민족 생산성을 만들어 주었으며 유역 파괴, 훼손에 의한 필연적 결과는 문명의 멸망이었다.

발원지 태백에서 종류지 부산까지 총체적으로 협력할 수 있고 지지 받을 수 있는 개선 대안이 마련되고, 단계적· 유기체적 효율을 진작시킬 수 있는 시민적 주인의식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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