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동티모르 주민 자치 투표가 독립파와 자치파간 유혈충돌이 우려되는 가운데 30일 오전 6시30분(현지시간) 시작됐다.
1천700여명의 각국 비정부기구(NGO) 및 유엔 감시단의 참여 아래 치러지는 이번 투표는 23년동안 지속돼 온 유혈사태를 종식시킬 결정적인 계기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동티모르를 식민통치했던 포르투갈의 합의에 따라 제시된 주민자치안을 놓고 진행되는 이번 투표에서 자치안이 부결될 경우 인도네시아정부는 동티모르의 독립을 허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투표 개시를 앞두고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유엔본부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독립파와 자치파 모두에 대해 "민주적 절차를 존중함으로써 역사적 책임을 다해줄 것"을 촉구하면서 "폭력사태를 피하고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하비비 대통령은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투표에 필요한 질서를 유지할 것"이라고 다짐하면서 "동티모르 주민들은 인도네시아와 통합된 상태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번 투표를 앞두고 무력충돌을 지속해 온 자치파와 독립파는 지난 29일 폭력사태를 막기 위해 무장해제 협정을 체결했으나 그동안 누적된 상호 적대감과 원한으로 인해 투표장에서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마저 예견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 군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자치파 민병대는 독립 지지자들이 투표를 못하도록 협박을 가해 오고 있어 자유로운 투표가 이뤄지지 못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노벨상 평화상 수상자인 카를로스 펠리페 시메네스 벨로주교는 29일 일요미사에서 "용기있게 투표장으로 나가 동티모르의 미래를 결정하자"고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동티모르 전역 850개 투표소에서 총 90여만 인구중 등록 유권자 45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실시된 이번 투표는 이날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5시)에 끝나며 투표함은 유엔 파견 민간경찰들의 감시아래 주도 딜리의 개표소로 옮겨져 집계된다.투표 결과는 1주 이내에 딜리와 뉴욕에서 유엔이 동시 발표할 예정이다.
(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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