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기뻐서 서로 부둥켜 안고 울었어요. 아직 정상(頂上)의 벽은 높지만 세계 제패가 불가능하지 않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소아마비 여성 홍영숙(32·달서구청 소속)씨가 장애를 딛고 '세계 휠체어 테니스 대회'(월드팀컵)에 국내에서 첫 출전, '2000년 시드니 (장애인) 올림픽'의 출전 티켓을 따내고 지난 26일 귀국했다.
세계 각국을 돌면서 투어식으로 진행되는 국가 대항 단체전인 '월드팀컵' 대회의 참가 비용은 전액 자비로 올해 오스트리아·벨기에·독일 3개국을 돌면서 치러진 이번 월드팀컵의 참가 비용은 1인당 300만원선. 우리나라에서는 여태까지 출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대회였다.
그러나 박은수 변호사가 "누구보다 장애인들에게 운동이 필요하다"고 적극 후원하고 나서서 '대구 낭자' 홍씨의 출전이 이뤄지게 됐던 것.
전문대학 졸업 후 뜨개방을 운영하다 스포츠가 좋아 4년전 휠체어 테니스에 뛰어든 홍씨는 두류테니스장에서 매일 6~8시간씩 땀을 흘리는 지독한 연습 벌레. 게다가 팔 힘까지 타고나 실력이 갈수록 늘고 있다.
"첫 출전이어서 세계 정보에 너무 어두웠어요. 항공사마다 휠체어를 두대 이상씩 태울 수 없다고 해서, 곤욕을 치르기도 했구요"
"아직까지 세계의 벽은 두텁지만 한번 해볼만합니다. 열심히 해서 시드니 올림픽에서 태극기를 날리겠어요"
서울의 황영희(33)씨와 한조를 이뤄 여성 단체전에 도전한 홍씨는 이번에 세계 10위를 차지, 적지만 귀한 상금(500달러)도 받았다.
"그늘서 사는 다른 장애 여성들에게도 힘과 용기를 심어주고 싶다"는 홍씨는 골프처럼 25개의 월드 투어가 열리고 있는 휠체어 테니스가 전문 직업으로 자리잡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