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정국 긴장 고조

입력 1999-08-28 00:00:00

헌정체제 중단을 둘러싸고 베네수엘라의 정국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7일 우고 차베스 대통령과 야당측 지지자들이 충돌,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제헌의회의 구성으로 기능이 정지된 기존 의회의 야당측 의원들은 이날 의사당앞에 모여 "민주주의" "독재반대"를 외치며 의사당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과 차베스 대통령 지지자들의 제지를 받고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경찰과 보안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야당측의 의회 진입을 막았으며 이 과정에서 최소한 35명이 부상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야당의원들은 "차베스 대통령이 영구집권체제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기존의회와 사법부 기능 정지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남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민주체제를 수호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들은 특히 공수특전단 출신으로 지난 92년 쿠데타를 기도하려다 실패한 차베스 대통령을 상징하는 '붉은 베레' 모자를 불태우며 그의 독재체제에 끝까지 항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차베스 대통령은 TV 연설을 통해 새로운 헌정질서 수립에 반대하는 야당측의 움직임을 "도발"로 규정하고 "기존의 정치인들은 이미 죽었으며, 국가에 의해 매장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헌정체제 개혁에 따라 새로운 의회와 대법원이 내년초에 출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