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 우주정거장 미르호 승무원 3명이 28일 새벽 1시17분(모스크바 시간) 지구로 귀환함으로써 사실상 미르호가 폐기수순에 들어갔다.
러시아의 일부 관련 전문가들이 여전히 미르호가 계속 활동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는 있지만 예산부족, 운영자원 부족, 낙후된 설비 등으로 미르 폐기는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보인다.
미르호는 내년 2월 또는 3월쯤에 한차례 더 우주인이 탑승, 자동폐기에 필요한 유도장치 등 최종장비를 부설하는 것을 끝으로 내년 상반기중 대기권 진입과 동시에 폭발, 태평양상에 수장될 예정이다.
미국과 구 소련간에 치열한 군비 및 우주경쟁이 벌어지고 있던 50년대~60년대, 인류의 달 착륙이라는 기념비적 사건을 미국에 넘겨줘야만 했던 러시아가 절치부심, 지난 86년 2월 쏘아올린 것이 우주정거장 미르호다.
미르가 본격 구상된 것은 지난 76년. 당연히 미국에 대한 우주항공 분야의 우월성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미르 계획은 한동안 다른 우주계획에 밀려 거의 사장됐다가 지난 84년 제27차 소연방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 결의에 따라 사업이 재개됐다.
미르는 우여곡절을 거친 뒤 지난 86년 2월20일, 당초 3년 기한으로 궤도에 올려졌다.
그러나 미르는 기대를 훨씬 넘어서 내년 폐기때까지 14년 이상을 우주에 머물면서 그동안 외국인 우주인 62명을 포함하여 103명의 우주인이 미르호를 거쳐갔으며 737일이 라는 단일 인물의 최장 우주(미르) 체류, 82시간 21분이라는 단일 우주인 최장 우주 유영 기록 등 전인미답의 숱한 기록을 남겼다.
일본 TBS 방송이 지난 89년 개국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직원 1명을 1주일동안 미르에 보내면서 2천500만달러(분당 약 2천400달러)를 지불한 것이 가장 비싼 탑승대가였고 지난 91년 마거릿 대처 당시 영국 총리의 특별부탁으로 헬렌 샤르만(여)이공짜로 탑승한 것도 진기록으로 꼽힌다.
물론 소련이 해체되고 독립국가연합(CIS)이 출범한 후 옛 소연방에 속했던 CIS국가들에는 무료 탑승의 특혜가 베풀어 지기도 했지만, 당시 일본인의 탑승에 소련이 바랐던 금액은 1천700만달러였다.
각종 금속의 표면장력 실험, 무중력 상태의 인체 변화 및 무중력 상태의 인체내구력 실험, 부부 우주인들이 탑승해 성(性)과 관련한 연구가 진행되기도 하는 등 각종 진귀한 실험도 이뤄졌다.
지난 96년 2월 미르호내 화재 등 각종 사고가 계속됐으나 건재를 과시하던 미르에 대한 폐기 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된 것은 지난해 러시아가 경제위기를 맞으면서 심각한 예산상의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러시아 우주산업 관련 대표들은 결국 지난 7월 1일 회의를 열고 오는 2000년초 미르호를 폐기하든지 아니면 새로운 승무원을 파견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미르호를 오는 8월 중순부터 무인 우주 정거장으로 방치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역시 예산과 운영 재원. 만성적 예산지원 부족과 운영 자금 확보 실패로 미르호의 폐기는 이제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르호의 폐기로 러시아의 우주산업이 끝장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블라디미르 로바체프 러시아 우주비행통제센터 소장은 "국제 컨소시엄으로 추진되고 있는 새로운 우주정거장(ISS)의 주요 부분을 러시아가 제작하고 있으며 일부가 이미 발사됐다. 조만간에 미국 휴스턴의 우주비행 통제센터가 아니라 바로 우리가 주된 통제 센터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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