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여사장의 조건

입력 1999-08-27 14:10:00

21세기는 비물질적 요소가 보편적 가치로 인정받는 사회다. 즉 예술, 문화, 전통, 인권 등 물질로는 헤아릴 수 없는 것들이 일상적인 조건이 되어서 경쟁력을 유발시킨다. 현명한 소비자들은 이제 싱싱한 배추보다는 벌레먹은 배추를 사려고 하고, 매끈한 도자기보다는 투박한 토기를 예술적 가치로 보며, 수입 밀로 만든 빵보다는 무공해 우리밀로 만든 제품을 찾는다.

지금 회사를 경영하고 있거나 새로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은 이러한 시대 변화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여사장의 조건도 타경쟁사보다 인격적이지 않으면 안된다든지, 보다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의 대표가 아니면 이길 수 없다. 또한 일하는 사람의 자세도 경쟁의 조건이 될 수 있다. 어떤 일이냐 보다는 어떻게 일하는 사람들을 담고 있는 회사냐가 보편적 가치로 떠오른다. 작은 점포를 운영할지라도 영업정신, 원가개념, 판매기법, 상품진열, 재고관리, 서비스론 등을 공부하고 가장 중요한 고객관리를 위한 데이터 베이스 활용기법을 배우는 정신이 필요하다.

미국의 통계이긴 하지만 단골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이 1이라면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데 드는 비용은 5이고 한번 떨어져 나간 고객을 다시 오게 하는데는 11이라는 비용이 들어간다. 결국은 단골을 유지시키는 비법만이 저비용 고효율을 가져올 수 있는 조건이 된다는 얘기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 소소한 것들이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을 쓰고 관심을 가진다면 한 번의 고객을 영원한 고객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아침에는 클래식, 오후에는 댄스곡, 저녁때는 샹송을 틀어주는 아이디어, 매장의 냉방 온도를 다른 곳보다 1도만 더 낮추어 줄 수 있는 센스가 있다면 수익이 쑥쑥 올라갈 것이다.

영업을 성공시키는 비밀은 맛있는 빵보다 양심적인 주인의 인격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그 인격에 반해서 단골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최선이다. 울며 짜는 베가 거친 것처럼 제조업의 성공은 좋은 작업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어느 회사가 사건사고는 물론 산업재해가 한 건도 없다면 그것은 사장의 기술이 아니라 바른 인격에서 생길 수 있는 일이다.

여사장으로서 성공하려면 인격적인 것은 기본이고 자신의 업종이나 취향에 따라 개성을 살리는 한편, 친절사장, 멋쟁이 사장, 인권사장이라 불려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사)여성자원금고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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