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계산 할 수 없는 손실'

입력 1999-08-27 00:00:00

사회경제적 손실을 따지는 일들이 많아졌다. 사회구조의 덩치가 크지면서 이런 면이 세밀히 계산되고 또한 그 손익을 따지는 것도 따지고보면 복지사회를 구현하는 한 몫이다. 결과적으로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내야 하는 앞으로의 사회적 구조에서는 이런 손익계산은 매우 필요하고 적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감염률이 세계최고(10%안팎)라는 B형간염의 경우 그 간염과 관련질환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연간 1조원이 넘는다. 서울대보건대학원의 한 연구팀이 조사한것에 따르면 B형간염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병의원과 약국 등에 지출된 비용만 8천억을 넘고 있으며 이는 전체 국민의료비의 5.3%에 달한다니 정말 엄청난 비용이다. 애연, 애주가에게는 한쪽 귀로 듣고 다른 귀로 흘러버릴 일일지 모르지만 담배로 인한 연간 손실비용도 연간 6조원이 넘는다.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보다 의료비 부담이 연간 약 2만5천원 이상 더들며 여기다 조기사망으로 인한 생산성 감소, 화재로 인한 재산손실 등이 주요 요인이다. 술로 인한 손실비용은 더 많다. 의료비증가에다 숙취 및 조기사망에 의한 생산성 손실, 음주운전사고에 의한 재산손해 등 연간 9조7천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고급 옷 로비 청문회가 끝나자 TV에서 눈을 뗀 시청자들은 한마디로 기가찼다. 하나같이 청문회를 다시 청문할 방도가 없느냐는 푸념속에 『아닙니다』 『거짓말 입니다』 이 몇마디 들으려고 그 많은 시간을 허비한것이 억울했다. 애꿎은 성경만 세 종류로 만들어 버린 양파까는 여인들의 표정에서 늘 자랑스럽던 의연하고 담백한 우리의 어머니상 대신 죽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모습이 우리의 아이들에게 혹 새로운 어머니상을 심어주지는 않았을까 두렵다. 이건 계산할 수 없는 손실이다. 다산 정약용(丁若鏞)선생의 '경세유표'에 『실사(實事)를 생각하고 실직(實職)을 세우고 실심(實心)을 품고 실정(實政)을 하라』는 대목이 있다. 당시 지배층의 기강해이를 비롯 여러가지 사회경제적 손실을 지적한 책이다. 선생의 선견지명이 새삼스럽기만 할 뿐이다.

김채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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