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 좌충우돌 증언 일관 눈총

입력 1999-08-26 15:21:00

고혈압을 이유로 당초 예정보다 하루 늦게 25일 증언에 나선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는 의원들의 질의 내내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빠르고 높은 톤의 목소리로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흰색 원피스를 입고 증언대에 선 정씨는 의원들의 질의 도중 말을 끊고 들어와 장황하게 설명하려다 여러차례 주의를 받기도 하는 등 '막무가내식 증언'으로 일관했다.

특히 정씨는 불리한 질문에 대해서는 "어처구니 없다", "사실이 아니다"라는 등 강력히 부인하면서 "분통이 터져 살 수가 없다", "세상에 태어나서 이런 망신이 어디 있느냐"며 탁자까지 내리치는가 하면 눈물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이번 사건의 본질에 대해 정씨는 '이형자 3자매의 자작극'이라고 단정한 뒤 "이자리에서 꼭 (진실을) 밝혀달라. 자살하고 싶다", "살면서 언행일치하고 바르게 산 것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형자씨의 진술내용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최회장이 잘못 코치했다"고 주장하는 등 다른 증인들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진술태도를 보였다.

정씨는 답변도중 수시로 물을 마시며 진정을 되찾으려 노력했고 약을 복용하기도 했으며 떨리는 손으로 가끔 가슴의 심장주변을 어루만지기도 했다.

또 한 의원이 '작전을 짜느라 어제 안나온 것 아니냐'고 다그치자 정씨는 "나는 거짓말 할 줄도 모르고 쇼를 할 줄도 모른다"면서 "오늘 안나오면 큰일 날 것 같아서 어거지(억지)를 써서 나왔다"고 강변했다.

정씨는 A4용지에 메모된 답변자료를 미리 준비해 와 탁자위에 올려놨으나 거의 참고하지 않았으며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TV를 통해 청문회를 지켜봤다"고 말해 청문회에 상당히 신경써왔음을 내비쳤다.

정씨는 이날 오전 증인선서에 앞서 신분확인시 "어제 증인신문에 나오지 못해 죄송하다"며 '지각 출석'에 대해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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