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배씨 모두 정씨에 원망 표시

입력 1999-08-26 15:22:00

25일 열린 청문회에서는 옷 로비 사건 핵심 증인인 4인간의 은원관계가 관심을 끌었다. 배정숙.연정희.이형자.정일순씨 등 핵심 증인 4인은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입을 맞춘 듯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이 나올 경우 구체적인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먼저 이씨는 배씨가 옷갑 대납 요구 사실을 부인한 데 대해 "신앙이 다른 모양"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비치면서도 동정론을 폈다. 배씨도 "이씨가 안한 말을 했다고 하는 것은 자기가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그랬을 것"이라며 두 사람간의 이해관계는 어느정도 맞아떨어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씨의 연씨에 대한 불편한 감정은 여전했다. 이씨는 "검찰총장 사모님이 우리를 협박하는 소리를 들었다"며 최순영회장의 구속도 연씨의 사감이 작용한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나 연씨는 "내가 욕하는 것을 들었다면 직접 만나서 하지…"라면서 이씨를 원망했다.

연씨와 배씨도 불편한 관계를 털어내려는 듯했다. 연씨는 대질신문이 끝나고 엘리베이터를 타기 직전 휠체어를 타고 있던 배씨에게 악수를 청하면서 "참으로 안타깝다. 빨리 건강이 회복되기를 바란다"며 화해를 청했다. 배씨도 연씨를 "선의의 피해를 받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씨는 세 사람 모두에게 원망의 대상이었다. 이씨는 대질신문 도중 배씨를 거들떠 볼 생각도 않았으며 연씨도 "참 원망스럽다"며 정씨의 장삿속(?)이 사건에 영향을 미쳤음을 간접 시사했다. 배씨도 "정씨가 왜 거짓말을 했는지 아직도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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