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로씨 석방 이끈 박삼중 스님

입력 1999-08-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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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중(부산 자비사 주지) 스님은 김희로씨 석방을 앞두고 "단일 사건으로 복역중인 일본 내 최장기수인 김희로씨가 31년만에 세상의 햇빛을 다시 보는 것은 본인은 물론이지만 나로서도 실로 감개무량한 일"이라고 밝혔다.

삼중 스님은 25일 이같이 소감을 피력한 뒤 "그의 석방은 천신만고 끝에 이뤄지는 것으로, 앞으로가 더욱 중요하다"며 국민과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배려를 당부했다.

다음은 삼중 스님과 가진 일문일답.

-가석방 사실은 언제 통보받았나.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도쿄를 방문했다. 이중 23일 일본 당국자가 내달 7일 오전 김씨가 석방과 동시에 일본항공편을 이용, 한국으로 떠난다고 통보했다. 법무성은 나와 김씨 등 동승자의 비행기 예약을 마쳐놓고 있었다.

-김씨도 석방 사실을 아는가. 그리고 그의 건강상태는.

▲그가 통보받은 날도 23일이다. 이에 앞서 간토 지방갱생보호위원회는 이달 중순 그의 석방을 허가했다. 사실상의 절차가 완료된 것이다. 이날 나는 김씨를 만나 마지막까지 자중해달라고 진정시켰다. 오랜 수감생활을 했지만 김씨는 지금 비교적건강한 상태다.

-석방 추진 사실은 언제 처음 알았나.

▲지난 2월 무렵, 일본 정부가 그의 석방을 비공식 검토하고 있음을 알았다. 나는 그동안 한달에 한두번꼴로 일본을 방문해 김씨와 그의 어머니(지난해 타계)를 위로해왔다.

지난 5월, 일본 법무성은 "스님의 정성에 감복해 그의 석방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이후 조치는 최대한 속결처리될 것이다.

단, 보안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비공식 통보했다. 김씨 석방이 공식 추진된 것은 그때부터라고 보면 된다-그동안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다. 가장 힘든 것이 김씨를 설득하는 것이었다. 그는 일본정부와 끝까지 싸우겠다며 한국행을 끈질기게 거부했다. 지난해 어머니가 타계했을때 형무소 내에서 불미스런 일까지 저질렀다.

그런 탓인지 이후 그의 행형등급은 석방이 불가능한 최하위등급으로 떨어졌다. 그런 그가 지난해 말께 한국으로 가겠다며 그동안의 뜻을 굽혔다.

-그밖에 하고 싶은 말은.

▲이제부터 또다른 시작이다. 그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그의 석방을 계기로 한일관계도 더욱 돈독해지기 바란다. 정해창 전 법무부장관 등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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