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질문 포인트

입력 1999-08-25 00:00:00

◈엇갈린 옷값 대납 진술 파헤치기

옷 로비 청문회 마지막날인 25일 여야 의원들은 최순영신동아그룹회장 부인 이형자씨와 정일순라스포사사장 등 증인과 참고인을 상대로 막바지 의혹해소작업에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이날 청문회는 증인신문을 마친 후 배정숙, 연정희, 이형자, 정일순씨의 대질신문을 가져 옷 로비의혹과 관련해 난마처럼 얽힌 의혹해소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의 핵심증인은 이형자씨와 정일순씨였다. 여야 의원들은 이씨를 상대로 98년 12월18일 배씨로부터 옷값 대납 요구를 받았는 지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배씨는 지난 23일 증언에서 "절대 옷값 대납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이씨는 검찰조사에서 "배씨로 부터 옷값 대납 요구를 받고 거절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날 증인으로 나온 이씨의 동생 영기씨가 "지난 12월 19일 정씨는 내게 '언니 이형자씨가 세상물정을 몰라 옷값을 못내겠다'고 하는데 잘 설득해 달라고 했다"고 증언해 의원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의원들은 또 검찰조사전 "연씨가 옷값 대납을 요구했다가 이를 거절하자 남편을 구속시켰다"고 주장해온 이씨가 검찰조사에서 진술을 번복한데 대해서도 문제를 삼았다.

전날 고혈압 등을 이유로 청문회에 불출석한 정씨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전날까지 청문회에서 배씨와 연씨간의 의견이 엇갈린 대목에 대해 정씨가 열쇠를 쥐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의원들은 호피무늬 반코트를 연씨 차트렁크에 넣은 이유와 시기, 연씨의 옷 반환시점, 이형자씨에게 옷값대납을 요구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호피무늬 반코트가 연씨집으로 배달된 시점에 대해 배씨와 연씨의 주장이 19일과 26일로 엇갈리는데다 옷 반환시점 역시 연씨와 검찰은 1월5일, 배씨 등은 1월 7일 이후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정씨의 증언은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끌었다.

특히 야당의원들은 정씨와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부인 이희호여사와의 관계에 집중했다. 지난 23일 배씨 증언에서 "정씨가 김대통령 러시아 방문시 이여사가 라스포사 옷을 입고 갔으며 10여년이 넘게 영부인의 옷을 해왔다는 말을 들었다"는 주장이 나왔다며 정씨가 고위층을 팔아 로비를 중개했거나 영업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이은혜씨(김정길청와대정무수석 부인)도 "연씨가 코트를 팔에 걸쳤을 뿐"이라고 증언했기 때문에 비중있는 증인으로 다뤄졌다. 의원들은 이씨를 상대로 배씨 증언을 들어 연씨가 지난1월7일 기도원에 갈때 코트를 입은 것을 봤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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