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진술...누군가는 거짓말

입력 1999-08-24 15:25:00

옷값 대납요구 문제에 대해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23일 국회 법사위의 옷 로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강인덕전통일장관 부인 배정숙씨와 최순영신동아그룹회장 이형자씨의 동생 이형기씨가 이에 대해 상반된 진술을 했다. 두 사람은 모두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배씨는 "성경에 손을 얹고 맹세하건데 옷값 대납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결백을 주장한 뒤 "검사들은 아무리 피를 토하면서 얘기해도 믿어주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배씨는 "(옷값 대납요구에 대해) 하느님과 (최회장 부인) 이형자씨 만이 알고 있겠지요"라며 "내 영혼은 살아 있지만 육신은 죽은 것 같다"고 울먹였다.

또한 옷값과 관련, 이형자씨와 말다툼을 벌이는 것을 목격했다는 이형기씨의 증언에 대해서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이형기씨는 증언에서 구체적인 정황까지 묘사하면서 배씨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지난해 12월18일 언니 사무실(햇불선교원)에 들렀는데 안에서 고함소리가 났다. 장관 사모님(배씨)이 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던 터라 놀라서 들어가 보니 머플러가 바닥에 떨어져 있고 언니가 '어제도 2천200만원(옷값)이었는데 오늘은 수천만원이라니요'라고 항의했다. 그러자 배씨가 '칼을 든 사람인데 어떻게 하느냐'고 했고 언니는 '칼이 있으면 나에게 찔러 보라고 해라. 내 남편이 외화유출을 안했다는 데 왜 장관부인들이 나에게 그러느냐. 맘대로 물건 사고 나에게 대납하라니 그렇게 못한다. 이 나라에는 검찰총장(김태정 당시 검찰총장을 지칭)외에 아무도 없느냐'고 말했다"

이씨는 또 "언니가 비서 고민경씨에게 2천2백만원을 준비하라고 얘기하는 것을 들었으며, 12월18일 라스포사에 가서 정일순사장에게 배씨가 대납을 요구한 사실을 얘기하며 '내일 장관부인이 오면 밍크코트를 실어주지 말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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