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로비' 의혹사건에 대한 국회 법사위의 23일 첫날 증인신문은 숱한 질문과 답변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사실 규명없이 증인들의 엇갈린 진술로 혼선을 가중시킴으로써 청문회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강인덕(康仁德) 전 통일장관 부인 배정숙(裵貞淑)씨 등 증인을 상대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김태정(金泰政) 전 검찰총장 부인 연정희(延貞姬)씨의 개입설을 뒷받침하는데 초점을 맞춘 반면 여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들의 주장을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각종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질문에 주력했다.
배씨는 이날 신문의 핵심인 로비권유, 지난해 12월 18일 횃불선교센터에서 옷값대납요구를 놓고 이형자(李馨子)씨와 벌인 말다툼 등 배씨에 대한 검찰수사 발표내용을 모두 부인했다.
배씨는 옷 로비를 벌인 사실이 전혀 없을 뿐더러 자신은 물론 연정희씨도 옷 로비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검찰의 공소장 내용도 인정할 수 없다고 강변했다.검찰은 지난 6월초 '옷로비'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배씨가 실체도 없는 옷값 2천400만원의 대납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곧이어 증인으로 나선 이형자씨의 동생 이형기(李馨基)씨는 일관되게 배씨가 옷값 2천200만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씨가 "어제도 2천200만원인데 오늘도 수천만원이냐"면서 배씨에게 고성으로 항의하는 소리를 직접 들었다는 것이 이형기씨의 진술이다.
두 사람 진술의 진위여부는 앞으로 있을 여타 증인들의 신문 내용에 따라 심증적인 확인은 가능하겠으나 어느 한쪽 주장을 일방적으로 채택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계속 논란이 될 전망이다.
배씨는 또 연씨 등과 함께 라스포사 의상실을 찾아 문제의 호피무늬 반코트를 입어본 시점을 검찰이 발표한 지난해 12월26일(사직동팀은 12월28일)이 아니라 12월19일이라고 진술했다.
특히 배씨는 "(검찰에서) 수사를 받을때 그쪽(연정희씨의 무죄를 입증하는 쪽)으로 몰고가는 느낌을 받았다", "진실을 말해도 듣지 않았다", "짜맞추기 수사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시종일관 검찰 수사에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했다.
결국 배씨에 대한 이날 증인신문에서 국회는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검찰수사 결과를 부인하는 배씨의 주장과 이를 반박하는 다른 진술들로 혼란이 가중됐으며, 그런 점에서 앞으로 남은 증인들에 대한 신문에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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