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이젠 건너지 못할 강이 된 그녀-새벽강 구성수 사진작가

입력 1999-08-24 14:10:00

그들이 정말 사랑했을까.

"언제 와?"

"아니!"

바르르 바람이 떤다. 아래로 깐 속눈썹 사이로 방울이 하나 도루루 떨어진다. 흔들리는 슬픔.

"가을인데…"

바람이 또 떤다.

많은 날들. 첫 입술의 촉촉함. 주머니에 쏙 들어오던 작은 손.

물안개가 짙어진다. '언제부터 안개가 끼었었지?'

새벽강은 늘 차갑다. 어슴프레한 도시. 그녀는 이제 건너지 못 할 강이 되어가고 있다.

"사랑해!"

가면서야 처음 그 말을 했다. 돌아서는 날갯짓. 휙 하는 바람이 입술을 막는다.남은 이의 사랑은 물 안개 속으로 가라 앉는다.

그들이 정말 사랑했을까?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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