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총리 '씨랜드 유족' 면담키로

입력 1999-08-23 14:32:00

김종필(金鍾泌) 총리가 23일 '씨랜드 화재'로 아들을 잃자 자신이 받은 훈장을 반납하고 이민을 준비중인 전 국가대표 여자하키선수를 만난다.

김 총리를 면담하게 될 '씨랜드 유족'은 김순덕(33)씨로, 그녀는 지난 6월30일 발생한 화성 씨랜드수련원 화재 당시 큰 아들을 잃고 실의에 빠져 최근 뉴질랜드 이민을 결심하게 됐다는 것.

김씨는 특히 씨랜드 사고수습 과정에서 정부측이 보여준 태도에 실망,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 90년 아시안게임 입상으로 받은 훈장을 최근 행정자치부에 반납하기도 했다.

김 총리는 지난 20일 일부 언론에 실린 김씨의 기사를 읽은뒤 총리실 간부들에게 "김씨가 자식까지 잃은 마당에 나라마저 잃게 해선 말이 안된다"며 김씨를 직접만나 이민을 만류하겠다고 면담일정을 잡도록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김 총리는 또 김씨를 비롯한 유족들이 자신을 면담하기 위해 정부 종합청사에서 농성을 벌인 사실도 뒤늦게 보고받고 "진작 일정을 잡지 그랬느냐"고 총리실 간부들을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리의 김순덕씨 면담에는 김기재(金杞載) 행정자치장관이 배석, 훈장을 되돌려 줄 예정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와관련, "김 총리는 '씨랜드 화재'와 경기북부 수해 등 최근 발생한 민생관련 사고 및 피해를 수습하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며 "내각제개헌유보 등 정치현안에 밀려 이런 모습이 언론에 제대로 비쳐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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