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군비경쟁 먹구름

입력 1999-08-23 14:59:00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군 개혁 작업을 강도높게 진행하고 있어 이 문제가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주목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진행하고 있는 군 개혁의 핵심은 군병력을 감축하고 무기를 현대화하는 등 첨단기술군을 지향하는 것이라는게 국방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중국의 군 현대화 작업은 지난 85년 5, 6월에 열린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결정됐다.

그러나 중국군 현대화 작업이 본격화된데는 91년 발생한 걸프전이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걸프전을 통해 군최고수뇌부는 첨단무기 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 부분에 중점을 뒀다.

또한 지난 5월 미국이 주유고 중국대사관을 오폭한 사건이 발생하자 군부의 발언권이 크게 강화돼 군부가 개혁작업을 한층 강도높게 진행중이다.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주임 유영포(于永波) 상장이 오폭사건 이후 군현대화 건설에 매진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지시문서'를 전군에 하달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중국이 최근 핵잠수함에서 발사가 가능한 사정(射程) 8천㎞ 둥펑(東風.DF) 31미사일을 시험발사한데 이어 사정 1만㎞인 둥펑 41 미사일을 개발중인 것도 군현대화 작업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것을 미국 등 서방세계에 주지시키려 한 것으로분석된다.

특히 중국군의 개혁과 관련, 주목되는 부분은 군병력 감축 문제.

지난 90년 중국 정부는 103만여명의 군병력을 감축한데 이어 2000년까지 50만명을 추가로 감축해 군병력을 250만명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이밖에 중국은 군 편제 조정, 지휘체계 개선 작업도 병행하는 등 첨단강군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러시아도 98년 8월 '2005년까지 군 발전에 관한 국가정책 개념'을 채택하고 군개혁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전문가들에 따르면 러시아군 개혁의 핵심은 △군편제 조정 △지휘체계 간소화 △군 병력 감축 △무기수출 및 신형무기체계 개발 등이다.

군 편제조정과 관련, 97~2000년 1단계에서는 공군과 방공군을 통합하고 지상군사령부를 폐지하는 한편 8개 지상군 군관구를 6개로 축소한다.

2005년까지 시행되는 2단계 군개혁 작업은 구소련시 편제된 지상군, 전략미사일군, 해군, 방공군, 공군 등 5군종을 육.해.공군 3군종으로 축소하고 신무기 구입비용을 크게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또한 2000년까지 군병력 전원을 계약군으로 전환하고 100만 정규군을 목표로 병력감축을 추진한다. 특히 태평양함대사령부는 해병과 통신부대 등 연안경비부대를 극동관구로 이관하는 등 감축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무기수출과 신형무기 체계 개발도 러시아군 개혁의 핵심과제다.

중.러의 군개혁 작업이 현대화된 강군(强軍)을 지향해 군 병력을 줄이는 대신 첨단무기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동북아시아 지역의 군비경쟁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짙다.

군비증강은 이 지역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마땅한 국제적 안보기구가 없다는점에서 잠재적 불안과 긴장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국방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국방전문가들은 우리 정부에 대해 중.러의 군개혁을 면밀히 주시하고 이들 국가들과 군사외교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당장 취할 수 있는 군사외교 방안과 관련, △인도적 차원의 재난구조 활동에 국한된 합동군사훈련 실시 △군사통신 및 정보교환체제 구축 △첨단기술 부문에 대한 공동연구 작업 등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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