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지진 발생 6일째-52세여인 135시간만에 구조

입력 1999-08-23 00:00:00

--외국 구조대 철수 채비

○...터키 지진 발생 5일째인 22일 실낱같은 희망을 건 인명구조작업이 계속되면서 극적인 인간 드라마가 연출됐다.

가족이나 친척들이 싸늘한 시신으로 발굴될 때마다 오열을 터뜨리는 주민들 한켠에서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아 돌아왔다는 안도의 한숨과 환호도 간간이 들려오고 있다.

그러나 터키 당국이 외국인 구조대에 대해 철수를 요청하고 인명구조보다는 이재민 지원쪽으로 작업을 전환, 주민들은 속수무책으로 애를 태우고 있다.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이스탄불에서는 일요일인 이날도 불도저와 소형착암기 등의 중장비를 동원, 건물 잔해속에서 부패되고 있는 시신들을 밖으로 끌어내는 작업이 계속됐다.

이런 가운데 이스탄불 남쪽 110㎞지점의 골주크에서는 지진충격으로 심장마비증세를 일으켜 변변한 신음소리조차 내지를 수 없었던 57세의 여인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골주크 남쪽 지나르지크지역에서도 이스라엘과 불가리아, 터키 구조대의 합동작전으로 52세의 여인이 매몰 135시간만에 구조되는 개가를 올렸다.

한편 이보다 앞서 21일 구조돼 이스라엘 병원으로 옮겨진 9살짜리 이스라엘 소녀 시란 프랑코양은 현재 똑똑히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급속히 상태가 호전돼 방송국들이 앞다투어 출연을 요청하고 있다고.

○...터키 군당국이 뒤늦게 병력을 동원, 인명구조 및 피해복구에 나선데 대해 국민들은 불만스런 표정.

터키 언론들은 군이 이처럼 뒤늦게 대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과거 20년간 국민들이 군사쿠데타를 3차례나 경험한 사실을 지적하며 이를 감안하면 군이 신속한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남녀 시신 함께 매장도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르면 죽은 남녀의 시신을 함께 매장할 수 없지만 사망자가 워낙 많아 당분간은 남녀를 한군데 묻는 것도 허용했다고.

가족들이 함께 몰사한 경우가 많아 주인 없는 시신들이 다반사이며 시신들은 발굴될 때마다 추후 신원확인을 위해 사진촬영을 마치는대로 곧바로 묻어 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사망자 1만2천명 넘어

○...터키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22일 새벽 1시 현재(한국시간) 1만2천명선을 넘었고 부상자는 3만3천515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터키 재난대책본부가 밝혔다.가장 심각한 인명 피해를 입은 지역은 공업도시이자 주도인 이즈미트가 있는 코자엘리주(州)로 사망자가 5천179명, 부상자는 1만4천718명이라고 아나톨리아 통신이 전했다.

인근 사카리아주에서도 사망자 3천46명, 부상자 6천884명에 이른다고 재난대책본부가 발표했다.

앞서 21일 밤 10시에 발표된 사망자 수는 1만1천386명, 부상자 수는 3만3천150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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