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조폐공사 경산조폐창에 대한 국정조사특위의 현장조사는 한바탕 소동을 겪은 끝에 예정보다 1시간 이상 늦게 열렸다. 사태의 발단은 이날 오전 10시 경산조폐창 정문을 들어서려는 국회의원들을 시민사회단체 진상조사단과 조폐공사 해직노동자 20여명이 가로막고 '시민단체의 국정조사 참여'를 요구하면서 빚어졌던 것.
옥신각신하던 와중에 멱살을 잡힌 국민회의 박광태 의원이 "너희가 폭력배냐, 이것은 명백한 국정조사 방해다"고 반발하자, 이번엔 민노총 대구지역본부 이정림의장이 '폭력배' 발언에 흥분, 몸싸움 일보직전까지 가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졌다."국회의원이면 다냐. 제대로 해라", "왜 노동자들에게 반말과 욕설을 하느냐", "감히 국회를 모독할 수 있느냐" 등 한참 고함과 욕설이 오갔다.
경찰에 의해 사태가 진정된 뒤에도 박광태 의원은 "국정조사를 명백히 방해한 만큼 폭력 행사자를 고발해야 한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김태식 위원장도 "국회의원에게 폭언과 멱살잡이를 하고 국정조사를 방해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차후 의법조치를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한나라당 서훈, 김문수 의원은 "의원들의 품위는 스스로 지켜야지 시민단체 대표들에게 함부로 이야기 해서야 되겠느냐", "국회의원에 대한 일반적 불신감이 감정적으로 폭발해 빚어진 유감스런 사건이지만 의법조치를 논의 결정할 일은 아니다"며 다소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이같은 입장차에도 불구, 점심시간도 없이 계속된 현장조사에서 여야 의원 모두 질문의 상당부분을 '졸속 시행된 구조조정에 따른 노조원들의 희생과 불편'에 초점을 맞췄다. 휴식시간에 한 의원은 "이처럼 노조원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정한 조사를 하려고 애쓰는데 왜 노조가 우리를 미워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여야 의원 모두 '추락한 위신'에 착잡한 심정을 느꼈을 것이다. 앞으로 조사특위가 '노동자의 사법처리'와 '철저한 자기개혁의 노력'중 어느것을 선택해 권위를 회복하려 할 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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