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공부 안한다

입력 1999-08-18 14:54:00

2002학년도 대학입시의 골격이 무시험, 특기.적성 전형 등으로 발표된 이후 지역 고교 1학년생들의 면학 분위기가 현저히 떨어져 학부모와 학교 관계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김대중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무시험을 원칙으로 하는 다양한 입학선발제도 실시'를 재확인하자 교육계에서는 오히려 이를 노린 과외나 학원 난립에 따른 사교육비 증가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부터 고교 1학년의 경우 학기중은 물론 방학중 보충수업도 전면 폐지돼 지역 고교는 대부분 교과수업 외에 자율학습조차 실시하지 않고 있다. 반면 수도권의 경우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와 일부 명문고를 중심으로 학기중 야간 자율학습, 방학중 수업 등을 자율이란 명목 아래 공공연히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대조를 보이고 있다.

지역 학원에도 1학기 초 한두달 동안은 보충수업이 없는 고교 1년생들이 몰렸으나 '놀아도 대학 갈 수 있다'는 생각이 확산되면서 여름방학에도 고1 수강생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교육계 관계자들은 2002학년도 대학입시가 무시험으로 바뀌고 수능시험이 최소 자격기준으로 활용된다고 하지만 실제 전형에서 수능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데도 학생과 학부모들의 오해가 크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기.적성이 뛰어나거나 각 대학의 특이한 전형자료에 해당돼 대학에 갈 수 있는 학생은 전체의 1, 2%도 되지 못할 것이 분명한데다 학생부나 다른 전형요소의 경우 각 고교가 점수 잘 주기 경쟁을 벌이다시피 하고 있어 당락은 결국 수능-논술-면접으로 판가름날 수밖에 없다는 것.

하지만 학부모와 학생들은 특기.적성 발굴이나 각종 경시대회 입상 등을 중시해 교과 이외의 과외나 학원 수강에 헛돈을 낭비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ㅇ고 김모교사는 "일부 학원들이 수행평가나 특기.적성 교육 등을 내세워 학생 모으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여기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대입제도가 바뀌어도 교과공부와 수능시험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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