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J가 돌연 일본에 간 까닭은

입력 1999-08-18 14:59:00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가 지난 16일 느닷없이 일본으로 하계휴가를 떠난 것을 놓고 당내에서는 "뭔가 있는 것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총재는 이미 지난달 11일 하계휴가를 겸해 건강검진차 일본을 일주일 동안 다녀 왔다. 이번 출국 당일 박총재는 곳곳에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오전에 있었던 총재단 회의도 주재하지 않았으며 출국 시간도 알리지 않고 귀빈실 대신 일반출구를 이용, 당내 인사들의 영접을 한사코 피했다. 공항을 다녀 온 일부 인사들은 "박총재가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듯 당내에서는 박총재가 갑자기 4박5일 동안 일본 방문길에 나선 것을 두고 설왕설래가 많다. 주로 박총재의 방일을 JP의 당 복귀 이후 총리직과 총재직을 맞바꾸는 것과 연관시키는 관측이 많다. 지난 14일 총리공관 만찬에서 김종필(金鍾泌)총리가 "당 복귀 이후 총리직은 자민련에서 이어받도록 하겠다"고 한 후 박총재의 심기가 불편해졌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박총재는 이날 김총리로부터 건네진 500만원의 휴가비도 이긍규총무에게 줘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즉 최근 당을 자신의 친정체제로 이끌고 있는 박총재에게 김총리가 "이제 당을 내놓으라"는 통보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실제로 박총재는 총리직과 총재직 맞교환설이 나돌 때마다 "해괴망측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거부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현재 나오고 있는 '박태준 총리설'은 내년 총선후 JP복귀를 전제한 시한부 총리에 불과해 박총재 측이 영 못마땅해 하는 눈치다.한 당직자는 "박총재가 지금 총재직을 내놓을 경우 자칫 정치미아가 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일본체류기간 동안의 박총재 구상도 이에 집중 될 것"이라고 말했다.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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