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로 보는 우리 역사의 7가지 풍경

입력 1999-08-17 14:03:00

혼인제도와 노비·도적·촌락도 역사학의 중요한 연구대상이다.

역사문제연구소가 엮은 '사회사로 보는 우리 역사의 7가지 풍경'(역사비평사 펴냄)은 정치와 경제 중심의 역사연구 전통에서 탈피, 사회제도와 사회문제의 변동을 추적해 한국사를 들여다 보고 있다. 가족과 신분·촌락·사회운동 등 전형적인 의미에서 사회사를 구성하는 4가지 주제를 포함해 한말·일제하 대중문화와 근현대 서민생활, 쌀과 담배 등을 통해 당시 생활사와 사회변동, 문화변동에 대한 실마리를 찾고 있다.

먼저 '혼인'풍습은 그 사회를 정확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확대경. 혼인의 실상은 그 시대의 가족구조를 해명할 수 있는 관건이기 때문이다. 삼국시대 족외혼과 데릴사위제, 고려시대 처가살이혼과 일부일처제, 조선전기 혼인제도를 통해 본 여성의 지위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또 전근대사회 신분의 상징인 '노비'제도도 사회구성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연구대상이다. 특히 동아시아 3국 가운데 가장 오랜기간, 가장 많은 수의 노비가 존재했던 한국. '물건'에서 '인간'으로 한국 노비의 신분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선사시대 이래 우리 촌락의 형성과 구조, 발달, 운영문제도 각 시대별 생활상과 세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홍길동 장길산 임꺽정 등 '도적'들도 조선조 사회와 노동양식의 변화를 설명하는데 중요한 재료다. 이밖에 신파극과 잡가·대중가요·영화 등 한말·일제하 대중문화의 흐름과, 성냥·석유·쌀·담배 등 자본주의적 상품의 침투가 한국사회에 어떤 파장을 몰고 왔는지를 더듬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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