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까리 동배야 더 많이 열려라/산골집 큰애기 신바람난다/아라린가 쓰라린가 영천인가/아리랑 고개로 날 넘겨주오'
귀에 익은 아리랑 가락 속에 등장하는 '영천'이란 지명. 제목이 '영천 아리랑'임에도 경북 영천은 물론 남한 어디에서도 불려지지 않는 노래다. '문경새재는 어드멘고/구부야 구부야 삼백릴세'하는 '경상도 아리랑'도 마찬가지. 이 노래들은 현재 북한에서만 전승되고 있다.
신나라레코드가 북한 가수들이 부른 남·북한 아리랑을 채록한 '북한 아리랑'을 CD로 발매했다. 발원지가 남쪽이면서도 분단 이후 자취를 감춘 아리랑과 '랭산 모판 아리랑'과 같은 북한 아리랑, '강원도 아리랑'·'밀양 아리랑'·'진도 아리랑' 등 남북한 공통으로, 그러나 다른 형태로 전승되고 있는 노래들을 담았다. 일본·중국·러시아 등지에서 입수된 북한 가수들의 LP와 카세트 테이프를 복각한 것.눈길을 끄는 것은 '영천 아리랑'과 '경상도 아리랑'. 한민족 아리랑 연합회 김연갑 이사는 "남한이 기존 아리랑 곡들을 변조하며 발전시켜 온 것과 달리 북한은 전통적인 아리랑의 원형을 충실히 보존하는 대신 새로운 창작곡들을 많이 만들어 왔다"며 "영천 아리랑과 경상도 아리랑이 왜 남쪽에서 사라졌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 가수들이 부른 아리랑은 그 창법에서 남한과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사투리 억양이나 육자배기, 메나리조 등 전통적인 창법이 눈에 띄지 않고 서양음악적인 색채가 많은 지난 65년 북한이 확립한 '민족음악발성법'의 영향이다. 판소리를 금지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민중들이 알아듣기 쉽고 노동행위를 방해하지 않는 창법으로 노래해야 하는 것이다.
'북한 아리랑'에는 지난 83년 이탈리아 제끼도루 가요제에서 교포3세 홍희진(당시 4세)양이 불러 1위를 차지한 '아리랑'과 조총련계 작곡가 이철우씨가 만든 '나의 아리랑'도 함께 수록돼 있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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