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후 유명브랜드보다 중저가 '시장패션' 인기

입력 1999-08-16 14:17:00

서울 동대문시장 내 두산타워, 밀리오레 등 신개념의 대형상가들이 불경기속에서도 대성공을 거두자 이를 벤치마킹한 현대식 패션 쇼핑몰들이 지방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부천에 지난 5월 지하 7층 지상 12층 규모의 대형 복합패션몰 '씨마 1020'이 문을 열었고 이천에는 '대우프레시아 2000'이 역시 지난 5월 중순 영업에 들어갔다.

부산에서는 올해초 문을 연 점포수 2000여개의 '르네시떼' 외에 '밀리오레 부산점', '지오플레이스' 등 초대형 패션 유통상가가 이미 설립됐거나 개장할 예정으로 있다.

또 대전에는 '샤크존'이 분양중이며 목포에는 지상 4층 규모의 '유스데스크'가 오픈했다.

이처럼 현대식 패션몰의 설립열풍이 전국적으로 번지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유명브랜드보다 '시장패션'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또 의류 도매시장이 서울에만 집중돼 있어 지방 상인들이 남대문, 동대문 등 서울지역으로만 몰려가는 것도 쇼핑몰 지방화의 간접적 원인이다. 지방 상인의 유출을 막아 그 지역 내의 '밀리오레', '두산타워'가 되겠다는 것이다.

신설 쇼핑몰들은 이를 위해 잘 나가는 남대문-동대문 상인들을 경쟁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대구 베네시움 관계자는 "기획이나 디자인 능력이 앞서있는 서울지역 상인들을 유치, 노하우를 전수받을 계획"이라며 "초기에는 서울 상인 비중이 20% 정도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방에도 쇼핑몰이 잇따라 들어서자 서울 남대문, 동대문시장도 지방상인을 위한 관광버스 주차 제공, 지방 상인 식사제공 등의 서비스를 펼치며 수성에 나서고 있다.

의류유통 한 관계자는 "승부는 누가 얼마나 좋은 물건을 내놓느냐가 관건"이라며 "지방 쇼핑몰들이 서울을 따라잡으려면 우수한 품질과 디자인이 먼저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李尙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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