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지구촌-매춘도시 모스크바

입력 1999-08-16 00:00:00

이제 모스크바는 더이상 그 옛날 크렘린으로 상징되는 엄혹함과 사회주의적 절제력이 살아있는 도시가 아니다.

이 도시를 방문한 외국인들은 이제 길거리나 특정 '톡키'(지점)마다 진을 치고 있는 '밤의 여인'들의 공세에 진땀을 흘릴 지경이다.

이들 매춘 여성들은 호텔이나 에스코트 서비스에서 일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어느 곳이라 할 것 없이 호객 행위에 나서고 있으며 '톡키'에서는 주로 '보디가드'의 보호를 받는 조직그룹이 활동하고 있다.

물론 모스크바 경찰이 단속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도 경찰은 모스크바 시내 중심가인 트베르스카야가 (街)에서 매춘 단속 활동을 폈다. 이 거리는 수많은 매춘부들이 몰려들어 인도를 거의 메우다시피 하는 곳. 모스크바 최고의 중심가인 '공창가(公娼街)'나 다름없었던 셈.

그러나 경찰의 간헐적인 단속으로 이들 매춘여성들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 여기는 것은 그야말로 순진한 생각. 모스크바 시 관리들조차 동유럽에서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는 매춘문제가 가까운 장래에 해결되기는 커녕 장기적으로도 별 대책이 없음을 시인하고 있을 정도.

문제는 붕괴 상태인 러시아의 '경제력'회복과 맞물려 있다는 점. 러시아 내무부 산하 모스크바 매춘문제 담당국의 빅토르 예고딘은 "경제력 붕괴 상태가 고려되지 않는 매춘문제 논의는 무의미할 지경"이라고 말하고 있다.

현재 모스크바에서 섹스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들은 약 6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 대다수는 경제적으로 더 빈곤한 러시아의 외진 지역들과 구소련 공화국들에서 온 여인들.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그래도 러시아에서 생활수준이 가장 높은 모스크바로 쉴새없이 몰려들고 있는 것. 쇠락한 사회주의의 대국 러시아의 수도가 이제 자본주의의 독버섯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아이러니한 현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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