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가 보통 사람은 상상할 수 없을만큼 값비쌌던 20세기 초만 해도 사진은 특권층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고작 100여년만에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매일 보는 신문·잡지에서 날아드는 광고 전단지까지, 현대인들이 사진을 접하지 않는 날은 단 하루도 없다고 할 정도로 사진은 친근한 존재가 된 것이다.
덕분에 사진은 엄숙한 역사의 증언자나 순수 예술작품의 위치를 벗어나 상업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보다 의미있게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초기 상업사진 중에는 작가가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보도사진이나 순수 예술사진에 비해 입지가 약했다는 증거. 대부분 유명 작가들은 상업 사진을 천시하거나 경제적 기반 마련을 위해 부수적으로 상업사진을 찍었으며, 무명 작가들은 작품이라는 개념 없이 작업에 임했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꽃'인 광고의 영향력이 커지고 초일류급 작가의 시간당 보수가 1만~2만달러까지 높아져 우수한 작가 지망생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면서 상업 사진의 위상은 서서히 높아지기 시작했다.
상업사진의 핵심에는 패션사진이 자리잡고 있다. 패션은 상업성과 예술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상업사진과 본질적인 면에서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기사자체가 유행'이라는 패션잡지 '보그'와 '하퍼스 바자' 등에서 활동한 메이어(1910년대), 스타이켄(20년대), 휸·홀스트·비튼(30년대), 브루멘펠드·부류새르(40년대), 펜(50년대), 아베든·베일리(60년대)가 대표적 패션 사진작가이자 상업사진가.
하지만 1950, 60년대 본 궤도에 올랐을 정도로 역사가 짧은 상업사진 분야에서 20세기 초기 작가들의 작품을 되짚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오히려 현재 활동중인 작가들이 '대가'로서의 면모를 보이며 상업사진의 역사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작가들이 과거 대가들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다른 예술 분야와는 늘 완전히 구별되는 상업사진 분야만의 특징.
상업사진의 대가로 꼽히는 리처드 아베든을 비롯해 헝가리 출신으로 이태리 패션 브랜드 '베르사체' 광고를 찍는 알버트 왓슨이나 중성적 이미지의 모델 케이스 모스를 등장시킨 캘빈 클라인의 허브 리츠, 모델의 육감적인 모습이 인상적인 '게스 진'의 브루스 웨버 등이 현재 세계 상업사진계를 이끌어가는 인물들.
광고인지 순수 예술사진인지 구분이 힘들 정도로 뛰어난 작품성을 자랑하는 이들은 상업·순수사진을 별개로 취급했던 이전 작가들과 달리 광고 사진을 그대로 개인전에 선보이는 등 상업사진 전문작가로서의 길을 당당하게 걷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상업사진에 대한 인식이 서구에 비해 20, 30년 정도 뒤져있어 있는 것이 사실. 계명대 이재길(사진디자인학과)교수는 "세계적으로 상업사진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만큼 문화산업적 측면에서 상업사진에 관심을 쏟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과거보다 미래에 더욱 화려할 것으로 예상되는 문화영역이 바로 상업사진이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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