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나무 많이 심어 복사열 줄여야

입력 1999-08-12 00:00:00

연일 계속되는 열대야로 많은 시민들이 잠을 설치는 등 고통받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산림 공무원의 한 사람으로 열대야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열대야의 주범은 빽빽하게 들어선 건물과 아스팔트나 콘크리트로 포장된 도로 등 구조물이다.

이런 것들이 낮 동안 달았다가 밤이 되어도 식지 않고 방출하는 열기가 25℃이하로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위도상의 다른 지역보다 여름이 무더운 우리 대구는 더욱 심한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푸른 대구 가꾸기를 통해 많은 나무를 심었고, 기존의 나무들도 최소한의 전정(剪定)으로 잎이 무성해졌으며, 공공건물이나 옹벽에 담쟁이 넝쿨을 올려 복사열을 줄이고 곳곳에 분수를 설치했다. 또 신천에 물이 흐르도록 하여 찬바람을 일으키고 더 나아가 가로에 물을 자주 뿌려 아스팔트가 달아오르는 것을 막으므로 전국에서 최고 더운 도시라는 오명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시는 이러한 환경변화에 힘입어 여건만 되면 아스팔트를 깨트리고라도 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현상은 아황산가스 등 유해가스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놓아 공기정화기 역할을 하는 나무를 단지 간판이 가리고 자동차 진.출입이 불편하다하여 고의로 죽이는 사례가 종종 있다는 사실이다.

남이 안볼 때 은밀히 진행되어 현장을 목격하기 어려우나 토양성분을 분석하고 기타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 가해자를 찾을 계획이다. 그보다 먼저 이 공간이 250만 대구시민이 더불어 살아가야 할 땅이라는 점에서 성숙된 시민정신을 발휘할 때라고 본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도 열대야를 막기 위해서는 나무심기외 다른 방법이 없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정웅(대구시 녹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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