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金鍾泌)총리의 일본 방문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이 지난 9일 군국주의의 상징인 '히노마루'(일장기)와 '기미가요'를 국기와 국가로 지정하는 등 급속도로 우경화하고 있는 가운데 김총리가 일본을 방문하는 것이 양국관계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는 9월1일부터 닷새간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 김총리는 아키히토(明仁)일왕을 공식방문해 방한 초청장을 전달하고 오부치총리와도 총리회담을 가지기로 했다. 김총리의 일본 방문은 새 정부 들어 두번째다.
일본에서는 최근 총리와 각료들의 야스쿠니신사 공식참배 방안이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을 뿐 아니라 유사시에 대비한 '유사법제'정비론도 힘을 얻고 있고 항공모함 건조 계획도 흘러나오는 등 '군사 대국화'의 경향이 뚜렷해 지고 있다.
주변국들의 우려도 일본은 개의치 않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김총리가 일본의 보수·우경화 움직임에 대해 우려와 경고의 메시지는 보내지 못하고 국민정서와는 다르게 일본을 방문,일왕의 방한을 초청하는 것은 과공(過恭)외교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새 정부 들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한차례 일본을 방문하는 등 김대통령과 김총리가 세차례나 방일한 데 반해 오부치 총리는 한차례 방한했다.
김총리는 새 정부 출범 후 지난 해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일본어로 연설하는 바람에 한차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김총리의 이번 방일은 내각제개헌 유보를 통해 실추된 위상회복을 위한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부는 일본의 히노마루 채택과 군국주의 부활 움직임에 대해 공식논평 한마디 내놓지 않았다.
徐明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