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폭염을 잊는다.
화씨 90도를 오르내리는 염제(炎帝). 졸(sol)상태로 녹아버린 아스팔트, 그 틈새의 후끈한 공기에 점령당한 뭍의 고통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염지대'(無炎地帶)바다는 무심하게 옥빛 몸을 일렁이고만 있다.
처녀수(水).
살풋한 옥가슴을 풀어헤친 산호초, 다이버를 간지럽히는 투명한 햇살. 멀리서 슈베르트 미완성교향곡의 선율이 들려올 듯 하다.
그 흔한 찌그러진 캔도, 과자 봉지도, 왁자지껄한 소음도 들리지 않는 곳. 아황산가스, 이산화탄소 농도, 자외선 경보와도 거리 먼 땅. 다이버가 뿜어내는 기포만이 유일하게 인공적인 나라. 그러나 그마저도 녹아 흔적 없는 바다는 버너 하나만 들고 덜렁 갈수 없는 곳이기에 늘 아련한 곳이다.
심해어, 심연, 푸른 산호초.
사람 사태(沙汰)에 찌들리는 한 여름날의 오후에 꿈꾸어 보는 행복한 단어들이다.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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