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이제 혼자 설 수 있어요

"미국에 설리번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이선희선생님이 있습니다"

교육부가 공모한 '고마우신 선생님' 체험수기에서 '나의 설리번 선생님'으로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은 조채숙(17.경북 영천 금호초등 6년)양.

뇌성마비 미숙아로 태어나 특수학교에도 갈 수 없어 15세때 비로소 장애아 재택교육을 받게 된 조양은 자신에게 글을 지도하고 걷는 법을 가르쳐준 특수교사 이선희(50.여)씨를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던 헬렌 켈러를 교육시킨 가정교사 설리번에 비유, 장애를 극복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조양은 글을 통해 "9세가 되어서야 겨우 기어다녔고 걷기는커녕 서는 것 조차 불가능했던 내가 선생님을 만난지 3년만에 대소변 처리는 물론 남의 도움없이 혼자서 걸을 수 있게됐고 컴퓨터까지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또 "선생님 덕분에 부정적이고 이기적이었던 사고방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남에게 베푸는 마음도 갖게 됐다"며 깊은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처럼 이교사는 조양을 위해 쓰기, 읽기, 셈하기 등 학과교육 뿐 아니라 팔다리 펴기, 물건 집기 등 신체훈련에도 힘썼으며 좀더 질높은 교육을 위해 대학원에 다니며 상담심리를 전공하는 등 제자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을 보여줬다.

조양은 이교사의 지도로 이미 '걸어도 걷지 못한 길' 등 2권의 시집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등 4권의 단편소설을 내는 등 작가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교육부는 교원의 사기와 긍지를 높이기 위해 이처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교육자의 사명을 다하는 스승에 대한 체험수기를 공모, 1천730편의 응모작 가운데 56편을 8일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조양의 작품 외에도 서울시립대 최연홍교수의 '영원한 은사, 김열규 선생님' 등 5편이 우수상을, 경기 화정고 김춘기교사의 '광산촌의 페스탈로찌' 등 10편이 가작을 받았다.

교육부는 다음달 중순께 수상자와 작품의 주인공인 스승을 함께 초청, 시상하는 한편 수상작을 단행본으로 펴낼 계획이다.